故황병기 작품 연주회부터 유영애 명창·김매자 공연까지
가을 하늘처럼 깊은 명인의 작품세계…국악·무용 공연 이어져
가을 하늘이 점차 깊어지는 9월, 전통예술계 명인들의 깊은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공연들이 관객을 만난다.

9일 공연계에 따르면 국악 명인의 작품세계를 재해석한 연주회부터 명창과 무용계 대가의 무대가 풍성하게 마련된다.

황병기작품보존회는 10일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주회 '황병기 가야금 작품세계Ⅳ'를 개최한다.

고(故) 황병기 명인(1936∼2018)은 창작 가야금 음악의 창시자로 현대 국악의 지평을 넓힌 거장이다.

대표곡 '미궁'이 한 공포 게임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음악적 영향력을 미쳤다.

황병기작품보존회는 명인의 실내악곡들이 동시대의 곡으로 연주될 수 있도록 연주회를 개최한다.

박현숙, 김일륜 등 명인과 함께 연주 활동을 펼친 제자들이 황 명인의 대표곡을 시대별로 모았다.

박목월의 시에 곡을 붙인 성악곡 '고향의 달'(1976)과 어린이의 놀이를 소재로 만든 무용음악 '아이보개'(1977)를 들려준다.

각각 차를 주제로 한 시와 서정주의 시에 곡을 붙인 '차향이제'(1998)와 '추천사'(2001)도 만날 수 있다.

가을 하늘처럼 깊은 명인의 작품세계…국악·무용 공연 이어져
국립극장은 16일 '완창판소리-유영애의 흥보가'를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심청가' 예능 보유자인 유 명창은 풍성한 성량을 바탕으로 정확한 성음을 구사해 '판소리의 교과서'로 불린다.

. 1970년 호남예술제 최고상, 1988년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창이 국내 최장수 완창 무대인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 공연에 오른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유영애 명창은 지난해 11월 코로나 확진으로 완창판소리 공연이 취소된 아쉬움을 풀게 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흥보가'는 가난하지만 착한 흥보와 욕심 많은 놀보의 대비로 권선징악의 교훈을 전하는 이야기. 유 명창은 "일곱 번의 성대 결절을 겪으면서도 소리를 계속 연마해왔다"며 "툭툭 소리를 던지는 듯한 무심함 속에서도 '흥보 매 맞는 대목'은 애절하게 표현해 차이를 두려 한다"고 밝혔다.

가을 하늘처럼 깊은 명인의 작품세계…국악·무용 공연 이어져
'한국 창작춤의 대모' 김매자는 23일 서울남산국악당 무대에 올라 무용 '춤본 Ⅱ'를 선보인다.

14일 개막하는 '춤&판 고무신춤축제'의 일환으로 김매자는 다양한 연령대의 전통 춤꾼이 어우러진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70년 넘는 시간을 춤에 헌신한 김매자는 함께 무대를 꾸미는 후배 춤꾼들에게 울림을 줄 예정이다.

1989년 초연한 '춤본 Ⅱ'는 한국 춤이 담고 있는 신명을 표현한 김매자의 대표작이다.

한예종이 선정한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고전'으로 선정되는 등 춤의 어법을 정리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