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직원 동원해 1억5천만원 기부" 법정 증언
정치자금법상 한도액 1천만원…김성태 "금전 지원한 사람한테 노상강도라니"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거액을 쪼개기 후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중앙선관위 압수수색…김성태 '이재명 쪼개기 후원' 관련(종합2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검사, 수사관 등을 보내 2021년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후원자 명부, 계좌 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성태 전 회장이 피의자로 적시됐으며, 적용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2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등 혐의 43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약 1억5천만원을 이 대표 측에 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경선 첫날 이 대표 쪽에 월등하게 후원금이 모이면 모양새가 좋지 않겠냐'고 부탁해 직원 등 여러 명의 이름으로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후원 사실은 이 대표도 아는 내용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쪼개기 방식의 후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는 사실을 아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 당시엔 몰랐는데,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고 들었다"며 "제가 상처를 많이 받아 이번 기회에 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신한테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 사람한테 노상강도라고 표현했다"며 "열심히 자기를 지지했던 사람을 뜻이 안 맞는다고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정치자금법상 후원인이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의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한도액은 1천만원이다.

타인 명의로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할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김 전 회장은 증언 과정에서 이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 경선에 나갔을 때도 수천만원 상당을 후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김 전 회장의 대선 후원 관련해서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대선 관련 후원금을 보냈다고 하자 이 전 부지사가 '고맙다'고 했고, 이 대표의 비서한테도 전화 왔다고 얘기해줬다"며 "이 전 부지사가 후원 사실을 이 대표 본인에게 직접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로 검찰 피의자 조사를 하루 앞두고 전격 이뤄졌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지원비 500만 달러와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관련 혐의를 줄곧 부인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