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이어 우크라까지 협정 당사국 모두 타협불가 입장 고수
에르도안 "곡물협정 복원 계속 노력"…우크라 "제재완화 반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했음에도 흑해곡물협정의 복원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에 반대하는 등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협정 당사국 모두 타협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들에게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한 유엔의 새로운 제안이 러시아의 일부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조만간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달 18~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협정 복원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논의 상황에 대해선 "지난달 28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러시아가 원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SWIFT) 직접 연결이 아닌 스위프트 거래 관련 중개 메커니즘을 제안했다"며 "보험 문제와 관련한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러시아가 협정 복귀를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 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 시스템 재연결 ▲ 러시아 선박·화물에 대한 보험 제한 해제 등 사항에 대한 구체적 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들 2가지 사항의 해결이 러시아의 협정 복귀를 위한 최우선 조건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자신에게 "유럽이 우리에게 한 약속을 지킬 때까지 어떤 조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곡물협정 복원 계속 노력"…우크라 "제재완화 반대"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론에 선을 그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날 회담 후 우크라이나가 좀 더 유연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존재할 수 없는 선택지에 대한 논의를 멈춰야 한다.

러시아가 추가 범죄를 저지르도록 부추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는 협정이 필요하지 않다.

우크라이나를 세계 곡물 시장에서 차단하고 곡물 가격을 올리는 한편 흑해 통제권을 독점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라며 "우리는 침략자를 달래는 정책을 펼치지 않을 것이고 제재 해제 프로그램을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소식통은 로이터에 "어제 회담 이후 곡물 수출과 관련한 상황이 변화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는 흑해곡물협정 복원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회담을 앞두고 협정 복원을 위한 타협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됐으나,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모든 협의 내용이 이행돼야 협정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