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들 쓴소리에 격분?…시진핑, G20 불참 배경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배경을 두고 내정 혼란 등 추측이 나온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이 지난달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원로 그룹으로부터 사회가 혼란스럽다는 간언을 듣고 측근들에게 "문제가 내 탓인가"라며 분노를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장기 집권에 성공한 시 주석과 원로 그룹 사이의 이 같은 알력 다툼과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경제 문제로 위기 상황에 내몰린 중국 지도부가 시 주석의 체면을 고려해 오는 9∼10일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2인자인 리창 총리를 보내기로 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원로 그룹은 사전 모임을 통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지도부에 전달할 의견을 모았고, 고(故)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측근이었던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해 시 주석 면전에서 과거와는 다른 강한 어조로 "더는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원로들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전반을 포함한 중국의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 주석은 측근들을 다른 장소에 소집한 뒤 "과거 3대가 남긴 문제가 모두 덮쳐왔다"며 "10년이나 노력했지만,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다. 이게 내 탓인가"라고 격분해서 말했다.

그는 원로 그룹이 비판한 '혼란'은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체제를 거쳐오는 동안 축적된 부정적 유산이며, 자신이 책임질 문제는 아니라고 항변했다.

시 주석과 원로 그룹 사이에 불거진 갈등에 대해 닛케이는 "내정에 혼란의 조짐이 있었다고 해도 좋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 주석의 측근 집단은 G20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면 체면을 구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시 주석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예정돼 있던 연설을 취소한 배경에도 돌발 질문이 나올 경우 체면이 깎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이러한 흐름에서 11월 중순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고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