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커창 전 총리 퇴임 5개월 만에 공개장소 등장…둔황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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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 환호하며 반겨…관영 매체들은 보도 안 해
재임 당시 노점상 장려 등 민생 챙겨…경제 침체 속 '향수'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퇴임 후 5개월여 만에 첫 공개 행보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해외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리 전 총리가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방문한 영상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리 전 총리가 모가오굴에 등장, 밝게 웃는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담겼다.
공무원들과 경호 요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리 전 총리를 수행했다.
리 전 총리를 확인한 수백 명의 관광객은 "총리님,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며 반갑게 맞았고, 휴대전화로 그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가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퇴임한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중국 매체들은 리 전 총리의 둔황 방문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으며, 당국에 의해 차단된 듯 중국 내 SNS에서도 관련 소식이 올라오지 않았다.
리 전 총리는 간쑤성에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대표로 선출됐으며, 올해 3월 퇴임 전에도 간쑤성을 시찰한 바 있다.
리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중국 민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서민들의 생계 보장과 일자리 창출, 소비 촉진을 위해 '노점상 경제'를 장려했다.
그는 그해 5월 전인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는 "6억 명의 월수입은 겨우 1천위안(약 18만원)밖에 안 되며, 이 돈으로는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며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거론하며 노점상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중앙선전부가 관영 매체에 '노점상 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중국중앙TV(CCTV) 등이 노점상들의 폐해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리 전 총리와 시 주석 간 갈등설이 부각했다.
중국 당국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시 주석의 중요한 정치적 성과로 선전해왔는데 리 전 총리의 빈곤과 불평등 발언과 노점상 장려가 이를 정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 전 총리의 '도발'로 간주, 통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올해 들어 청년 실업률이 20%를 웃도는 등 역대 최악의 취업난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상하이와 선전 등 대도시들은 최근 뒤늦게 노점상 장려에 나섰다.
리 전 총리는 작년 4월에는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로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등이 전면 봉쇄돼 경제가 충격을 받자 "과도한 방역으로 물류가 차질을 빚고, 농업 인력과 농자재 이동 통제로 곡물 수확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는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만 나와도 발생 지역을 봉쇄하고, 모든 주민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하던 '제로 코로나'가 모든 정책에 우선하며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발휘했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로 코로나를 직격하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과도한 방역 통제를 자제하라는 그의 지시는 방역 통제에 실패한 지방정부 간부들이 줄줄이 처벌받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는 지난 3월 초 퇴임 직전 국무원 판공청 직원 800여 명과 작별 인사를 하면서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人在做天在看)'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삼국지연의'의 제갈량이 유비 사후 8번째 북벌에 나서면서 남긴 것으로 알려진 이 글귀에 대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는 제대로 평가받게 된다며 자신과 동고동락한 국무원 관계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장악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의 당시 발언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에 의해 중국 내 SNS에서는 차단됐지만, 통제권 밖인 유튜브나 트위터 등 해외 SNS에서는 널리 퍼졌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제로 코로나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데다 최근 부동산발 경제 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때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민생을 챙겼던 리 전 총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향수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재임 당시 노점상 장려 등 민생 챙겨…경제 침체 속 '향수'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퇴임 후 5개월여 만에 첫 공개 행보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해외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리 전 총리가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방문한 영상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리 전 총리가 모가오굴에 등장, 밝게 웃는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담겼다.
공무원들과 경호 요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리 전 총리를 수행했다.
리 전 총리를 확인한 수백 명의 관광객은 "총리님,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며 반갑게 맞았고, 휴대전화로 그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가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퇴임한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중국 매체들은 리 전 총리의 둔황 방문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으며, 당국에 의해 차단된 듯 중국 내 SNS에서도 관련 소식이 올라오지 않았다.
리 전 총리는 간쑤성에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대표로 선출됐으며, 올해 3월 퇴임 전에도 간쑤성을 시찰한 바 있다.
리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중국 민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서민들의 생계 보장과 일자리 창출, 소비 촉진을 위해 '노점상 경제'를 장려했다.
그는 그해 5월 전인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는 "6억 명의 월수입은 겨우 1천위안(약 18만원)밖에 안 되며, 이 돈으로는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며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거론하며 노점상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중앙선전부가 관영 매체에 '노점상 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중국중앙TV(CCTV) 등이 노점상들의 폐해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리 전 총리와 시 주석 간 갈등설이 부각했다.
중국 당국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시 주석의 중요한 정치적 성과로 선전해왔는데 리 전 총리의 빈곤과 불평등 발언과 노점상 장려가 이를 정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 전 총리의 '도발'로 간주, 통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올해 들어 청년 실업률이 20%를 웃도는 등 역대 최악의 취업난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상하이와 선전 등 대도시들은 최근 뒤늦게 노점상 장려에 나섰다.
리 전 총리는 작년 4월에는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로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등이 전면 봉쇄돼 경제가 충격을 받자 "과도한 방역으로 물류가 차질을 빚고, 농업 인력과 농자재 이동 통제로 곡물 수확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는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만 나와도 발생 지역을 봉쇄하고, 모든 주민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하던 '제로 코로나'가 모든 정책에 우선하며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발휘했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로 코로나를 직격하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과도한 방역 통제를 자제하라는 그의 지시는 방역 통제에 실패한 지방정부 간부들이 줄줄이 처벌받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는 지난 3월 초 퇴임 직전 국무원 판공청 직원 800여 명과 작별 인사를 하면서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人在做天在看)'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삼국지연의'의 제갈량이 유비 사후 8번째 북벌에 나서면서 남긴 것으로 알려진 이 글귀에 대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는 제대로 평가받게 된다며 자신과 동고동락한 국무원 관계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장악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의 당시 발언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에 의해 중국 내 SNS에서는 차단됐지만, 통제권 밖인 유튜브나 트위터 등 해외 SNS에서는 널리 퍼졌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제로 코로나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데다 최근 부동산발 경제 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때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민생을 챙겼던 리 전 총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향수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