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경. 사진=DL이앤씨
서울 성동구 성수동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경. 사진=DL이앤씨
금리가 높아지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차시장의 비중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그래도 전세가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1~7월) 서울의 비(非)아파트 임대차시장의 월세비중은 이미 60%를 넘었습니다. 비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월세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전세금 미반환의 문제로 전세의 안정성과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보입니다.

아파트의 월세가격은 하락 중입니다. 작년 7월 전국 평균 월세가격은 82만4000원이었으나 올해 7월에는 81만6000원으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세가격이 하락해 전세에서 월세로의 환산금액이 줄어든 탓이 큽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월세가격은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월세는 금리가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초고가 월세가 더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초고가 월세는 주거선호지역의 선호단지라서 거래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주변지역, 외곽으로 그 영향이 미치기 때문입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1월부터 7월까지 거래된 초고가 월세아파트 10개를 살펴봤습니다. 2020년 평균 보증금은 3억원, 월세는 1120만원이었던 초고가 월세 아파트가 2023년이 되자 평균 보증금은 무려 8억4000만원에 월세는 252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2022년 보증금이 전년과 비교해 아주 조금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월세가격은 오히려 더 많이 올라 시간이 지나면서 월세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月 4500만원씩 내고 산다"…초고가 월세, 왜 계속 오를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초고가 월세 아파트는 면적이 큽니다. 2023년에는 평균 255㎡(약 77평)이나 됩니다. 2022년에는 평균 284㎡(약 86평)이었습니다. 2023년(1~7월) 서울에서 거래된 가장 높은 월세가격은 보증금 20억원에 월세 4500만원입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라는 성동구에 있는 아파트인데 전용면적 264㎡에서 지난 7월에 거래된 가겨입니다.

면적이 넓다보니 월세가격 수준을 소위 금수저의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평형인 30평형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보증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평균 월세가격은 539만원에서 801만원으로 올랐습니다. 가장 높은 월세가격의 아파트는 성동구의 '트리마제'입니다. 보증금 2억에 월세는 무려 1200만원입니다. 전용면적 84㎡의 월세입니다.

초고가 월세가 계속 오르는 것은 일반 아파트의 월세가 실제 현장에서 오르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전세가격과의 연관성이 큽니다. 2022년(1~7월) 초고가 전세가격은 75억이었습니다만 2023년에는 67억으로 낮아졌습니다. 전세보증금이 낮아지면서 전세보증금의 일정 부분이 월세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월세에서 전세로의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월세시대는 다가온 미래라고 봐야 합니다. 전세의 월세화와 월세가격 상승의 움직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강남과 같은 주거선호지역의 월세가격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초고가 월세시장은 일반 월세시장의 바로미터(barometer)이기 때문입니다. 초고가 월세는 동심원의 형태로 핵심지역에서 주변지역, 그리고 서서히 외곽으로 그 영향을 미칩니다.

임대차기간이 4년으로 늘어났습니다. 때문에 과거와 같은 착한 임대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세가 월세로 바뀌고 월세부담을 견디지 못해 외곽으로 이사를 하는 등 임차인의 주거불안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초고가 월세가 오르는 현상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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