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1일 오후 3시 5분

은행채 순발행액 4조…11개월 만에 최대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이 4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후 가장 큰 규모다. 신용등급 AAA급 은행채 발행 증가로 비우량 회사채·여전채 등의 채권 투자 수요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3조7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9월 7조4600억원어치 순발행된 후 최대다.

은행채는 올해 들어 줄곧 순상환 기조를 이어오다가 5월(9595억원) 처음으로 순발행을 기록했다. 6월과 7월은 각각 1조5005억원, 4조6711억원 순상환으로 마감했다.

은행채 발행이 쏟아지면서 금리도 오름세다. 일반적으로 은행채는 물량이 늘면 가격이 내려가고 반대로 발행 금리는 오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4월 연 3.8%대까지 내려갔던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8월 31일 기준 연 4.301%에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원으로 전월(1062조원) 대비 6조원 늘었다. 지난해 말 팔았던 고금리 특판 예금상품 만기가 다가오자 은행채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예금 만기가 대거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채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채 발행 급증세가 계속되면 하위등급 회사채와 여전채 등 다른 채권 수요를 흡수하는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