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이동채(왼쪽서 네 번째) 전 에코프로 회장이하 에코프로 임직원이 소니와의 장기 공급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2015년 3월 이동채(왼쪽서 네 번째) 전 에코프로 회장이하 에코프로 임직원이 소니와의 장기 공급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가 소니, 무라타제작소(무라타)로 이어진 일본 배터리 셀 업체와 파트너십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고 30일 발표했다. 장기간 일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는 2013년 8월 일본 소니에 처음으로 배터리 핵심소재인 하이니켈계 양극재를 납품했으며, 2017년 무라타제작소가 소니의 배터리 셀 사업을 인수한 뒤로도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에코프로와 소니 인연은 위기에서 비롯됐다. 지난 2009년 경쟁사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에코프로 전구체 사업 적자는 급속도로 불어났다. 에코프로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설비 증설에 나섰지만 수익성이 악화하며 손실을 떠안게 됐다.

결국 에코프로는 전구체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에 양극재에 개발에 집중했다. 회사 영업을 비롯한 연구개발(R&D) 등 모든 부서는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등 글로벌 배터리 셀 업체로 인정받는 일본 소니와 계약 체결을 위해 역량을 모았다.

소니는 에코프로와 계약에 앞서 2012년 품질 담당 인력을 충북 오창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소니 인력들은 한 달여간 에코프로 오창공장에 머무르며 품질 관리를 지도했고, 2013년 8월 에코프로와 양극재 제품 5t 시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에코프로가 소니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건 2015년이다. 수년간의 시험 공급 끝에 소니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국내 대기업에서도 손을 제안이 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에코프로는 2017년 소니 배터리 사업부를 인수한 무라타에 현재 연간 수천t 규모 제품을 공급 중이다.

미공개 정보를 통해 11억원 넘는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로 징역 2년 실형을 받은 에코프로 창업주 이동채 명예회장은 기소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극재 사업 12년 동안 손해만 보다가 (소니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2015년 8월 처음으로 월차 이익을 냈을 정도면 직원들과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겠느냐"며 "대기업에서 회사 팔라는 제안을 거절한 것은 이 산업에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경쟁력이 경쟁사보다 3~4년 앞선 기술력이라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본 무라타제작소, 대만 이원몰리 같은 다양한 고객이고 그들에게 얻는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