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운영위 업무보고 답변…안보실 2차장 "육사에 흉상 있는 것 안 맞아"
국방비서관 "해병대 사령관과 통화한 적 없어"
김대기 "흉상 방향성 제시 안해" 조태용 "채상병 외압 없었다"(종합2보)
대통령실은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처리에 대한 외압 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육군사관학교 교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은 아무런 방침을 가지고 있지 않고, 국방부와 육사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안보실, 특정 사안 수사 과정 디테일 파악 않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뒤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해 경찰 이첩을 보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런 보도에 법적 조치 계획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조 실장은 "이미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 장관과 해병대 사령관이 아니라고 했다"며 "그것으로 대답을 갈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임기훈 국방비서관 역시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해병대 사령관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 실장은 "안보실은 채 상병 가족에 대한 위로 표시를 위해 대통령 위로 편지를 만들어 조문을 갔고, 조화를 보냈고, 서훈을 신청했다"며 "그것이 안보실이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사 결과 보고서는 본 적이 없고 갖고 있지도 않다"며 "해병대 전 수사단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하는데, 그것도 제가 지금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방법은 제가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래서)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안보실 임무는 대통령의 국정 전체를 보좌하는 것이지 특정 사안의 수사 과정 디테일을 파악하는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그런 디테일을 파악할 만큼 한가하신 분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장관이 임의로 채 상병 사건 처리 방향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면 해임을 건의해야 하지 않냐는 야당 지적에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맡겨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대기 "흉상 방향성 제시 안해" 조태용 "채상병 외압 없었다"(종합2보)
◇ "文정부 때 흉상 세우기 전 의견 수렴했으면 좋았을 것"
조 실장은 홍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 "안보실이 어떤 방침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국방부 장관이 주도해 결정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 실장은 "홍범도 삶의 앞에 있었던 공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유시 참변' 이후의 삶, 그것과 육사라는 특수한, 생도들이 매일 경례하며 롤모델로 삼아야 할 분을 찾는 곳이라는 두 가지가 잘 맞겠느냐를 검토해 국방부가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사 생도의 사표가 될 수 있느냐가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임종득 안보실 2차장도 "홍 장군의 독립 투쟁 과정 공적은 인정한다"면서도 "자유시 참변 이후 보였던 행적을 고려하면 육사 생도들이 있는 곳에 (흉상이) 있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6월 러시아 공산당 극동 공화국 군대가 자유시의 독립군을 몰살시킨 사건이다.

국방부는 홍 장군이 이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 실장은 "사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흉상을 세우기 전부터 이런 부분이 다 걸러져 의견이 수렴됐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실장은 윤 대통령이 전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자고 하진 않겠다.

다만, 문제를 제기하고 한번 어떤 게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윤 대통령이 방향성을 제시한 게 없다"며 "언론에서 하도 추측 기사들이 많이 나와서 대변인실이 입장을 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도 남로당 전력이 있다'는 야당 지적에 "박 전 대통령과 (홍 장군을)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다"며 "전향하신 분은 공산당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대기 "흉상 방향성 제시 안해" 조태용 "채상병 외압 없었다"(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