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연습생들 /사진=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제공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연습생들 /사진=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제공
하이브가 K팝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앞세워 미국 음악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JYP엔터테인먼트에서 'A2K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먼저 선보이고 있는데, 하이브 역시 후발주자로 뛰어들며 해외 진출의 새 패러다임을 주도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이브 x 게펜 레코드는 28일(현지시간) 미국 LA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IGA Studios에서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하이브와 유니버셜뮤직그룹(UMG) 산하 레이블 게펜 레코드는 2021년 합작 법인 하이브 x 게펜 레코드를 설립하고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를 준비해 왔다.

지난해 3월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 호주, 영국 등에서 진행한 온·오프라인 오디션에는 총 12만 명이 지원했다. 6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20명의 연습생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하이브 아메리카와 게펜 레코드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왔다. 최종 데뷔를 앞둔 12주 간의 과정을 다루는 게 바로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다.

이번 프로젝트는 하이브가 보유한 K팝 시스템을 미국에 이식하는 걸 골자로 한다. 현지에서 K팝 육성 시스템을 적용해 연습생들을 길러내고, 하이브가 그간 축적해온 해외 인프라를 통해 이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하이브는 게펜 레코드와 합작 회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스쿠터 브라운이 수장으로 있는 이타카 홀딩스와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미국 내 영향력을 키워왔던 바다.

프로젝트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유니버설뮤직그룹의 루시안 회장을 찾아가며 시작됐다. 방 의장은 "루시안 회장을 찾아가니 존 재닉을 소개해 줬다. 서로 음악적, 창의적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존 재닉 게펜 레코드 회장은 방 의장을 "협업의 원천이자 친구"라고 소개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제공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제공
방 의장은 "나의 오랜 꿈을 현실화하고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오래전부터 K팝의 방법론에 기반해 다양한 국가 출신의 인재들을 육성하고 이들과 함께 K팝 스타일의 글로벌 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게펜 레코드는 최적의 파트너였다고. 방 의장은 "하이브의 핵심 가치는 재능있는 인재를 발견해 그들이 아티스트로 성장하도록 돕는 거다. 게펜 레코드 또한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이와 동일한 핵심 가치를 믿고 지켜오며 성공적으로 아티스트를 성장시켜왔다"고 평가했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연습생들은 한국, 미국,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위스, 스웨덴, 슬로바키아, 벨라루스, 태국, 호주, 필리핀 등 12개 지역 출신으로 구성됐으며, 연령대는 14세부터 21세까지로 평균 연령은 17세다.

20명의 연습생은 9월 2일부터 11월 18일까지 12주간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시청자들은 12주 동안 미션 공개 및 퍼포먼스 평가, 탈락 과정을 담은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연습생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최종 데뷔조는 시청자들의 투표와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토대로 오는 11월 선정된다.

존 재닉 회장은 "연습생들이 1년 넘게 훈련했다. 앞으로 12주 동안 최종 선택이 이루어진다"며 "이 여성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있다. 이들이 하고 있는 걸 여러분 모두에게 선보일 수 없어 기쁘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재능 있는 인재들이 지원했고, 그중 선발된 스무 명의 참가자들이 이 그룹을 위해 모였다. 이들은 서로의 다름을 극복하고 모두 친구가 됐다. 서로 공유하는 꿈, 공통된 목적으로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 과정을 통해 즐거움을 느꼈다. 전 세계가 우리와 함께 이 그룹이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함께 보고 싶어야 할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종 선발되는 그룹의 활동 범위와 관련해서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방 의장은 "각각의 인재와 연결된 국가와 문화권에서 최고의 모습 보여주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K팝 방법론하에 성장해와서 K팝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을 거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활동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 /사진=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제공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 /사진=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제공
12주간의 여정은 내달 1일부터 베일을 벗는다. '방탄소년단 안무가'로 유명한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각자의 나라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소녀들이 LA에 모이게 됐고, 그들이 가진 꿈이 하나가 되어 커다란 또 하나의 꿈이 만들어졌다"며 "하이브에서 오랜 시간 아티스트들과 소통하며 겪은 방법론을 통해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들과 함께 글로벌 걸그룹을 론칭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20명의 연습생들이 공개됐다. 이들은 각자 나라의 언어로 인사를 건네며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의 전 과정은 2024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방 의장은 넷플릭스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파트너십을 맺고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공개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