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영상, 숏폼으로 '무한반복'..."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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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잔인한 영상에 원치 않게 노출될 경우 '간접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고 모방범죄도 우려돼 포털 사업자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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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저녁 서울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에서 발생한 흉기소동 역시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이 삽시간에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웃통을 벗은 채 경찰관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6만3천회를 기록했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상에서 클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재생되는 '숏폼' 형태로 재가공되는 바람에 더 많은 시민들에게 노출됐다.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자 경찰은 "무분별한 범죄현장 영상 유통은 시민 불안 등 심각한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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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이병록(27)씨는 "흉기사건 예방과 무관한 범행 영상만 퍼지니 오히려 사회 불안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모(28)씨는 "사건 영상과 사진이 지나치게 퍼져 보고 싶지 않은데도 갑자기 영상을 보게 되는 일이 잦아 불쾌하다"고 했다.
충격적인 영상과 이미지 때문에 언론 보도마저 멀리 한다는 반응도 있다. 직장인 손모(27)씨는 "영상을 보지 않으려고 아예 뉴스조차 보지 않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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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잔혹한 장면을 기록한 영상을 보는 것 만으로도 자신이 피해를 입은 듯한 심리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최근에는 영상이 고화질인 데다 '숏폼' 형태로 유포될 경우 본인이 원치 않아도 영상에 노출될 수 있다"며 "묻지마 흉기난동은 불특정 다수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한 '간접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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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상은 수사기관이 요청할 때 진실규명을 위해 사용하고 유튜브 등에 올리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 언론 역시 제보 영상을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는 "포털 등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영상을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