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율 상위 종목 10개 중 9개가 테마주…1위는 서남
이달 증시가 조정 국면에 돌입했지만, 테마주 열기는 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회전율 상위 종목 10개 중 9개가 초전도체와 양자컴퓨터 등 테마 관련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손바뀜)가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회전율 1위는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서남으로 2천106%의 회전율을 보였다.

이는 전체 종목 평균 회전율(35%)의 60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2위부터 5위 역시 초전도체 관련 종목이 차지했다.

2위는 덕성으로 1천914%의 회전율을 보였다.

3위는 덕성 우선주(1천617%), 4위와 5위는 모비스(1천514%)와 파워로직스(1천237%)였다.

초전도체 종목은 지난달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했다.

그러나 이달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와 네이처 등이 'LK-99'의 초전도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하자 하한가를 찍는 등 급등락세를 보였다.

6위는 우리로(1천147%)로, 양자컴퓨터 관련 테마 종목이 차지했다.

지난 23일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을 구현할 수 있는 양자 소재 후보 물질을 실험으로 증명했다고 밝히자 우리로, 엑스게이트 등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한가에 장을 마치며 양자컴퓨터 테마주의 등장을 알렸다.

이어 서원(1천101%), 국일신동(967%), 신성델타테크(868%) 등 초전도체 관련 종목이 각각 7위와 9위, 10위 자리에 올랐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회복이 지연돼 실적 모멘텀이 부각된 업종이 제한된 상황에서 테마주를 쫓는 투자 행태가 많아지고 있다"며 "해당 기업이 테마와 실제 연관되어 있는지와 상관없이 묻지마 식으로 투자하며 일종의 수익률 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남과 덕성은 기업이 직접 초전도체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이후에도 상한가를 찍는 등 반등세를 보였다.

25일 기준 서남과 덕성 주가는 지난달 말 대비 각각 8%, 38% 상승했다.

최근 등장한 양자컴퓨터 테마 종목인 우리로도 지난달 말 대비 7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4%가량 하락하는 등 증시가 약세를 보인 점과 대조적이다.

거래대금도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11조2천470억원)은 지난달(14조1천900억원)보다 20% 감소했으며,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11조9천640억원) 역시 지난달(12조8천270억원)보다 6% 감소했다.

반면 서남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천290억원으로 지난달(92억원)의 24배로 늘었다.

덕성도 1천516억원으로 지난달(17억3천만원)의 87배가 넘었다.

우리로 역시 402억원으로 지난달(2억8천만원)의 139배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쏠림 현상이 외부 변수가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등 반도체 관련 호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은 외부 변수에 대한 경계감에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테마주에 더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반도체나 이차전지로 수급이 분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변동성이 큰 만큼 위험이 크고 오래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반도체 등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업종을 사는 게 장기적으로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