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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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위스키 제조사 골든블루가 ‘K위스키’ 논쟁에 불을 붙였다. 영국 스코틀랜드산 몰트 원액을 부산의 오크통에서 숙성한 제품을 두고 ‘K위스키 프로젝트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라고 홍보에 나서자 주류업계에선 “진짜 한국 위스키를 제조하려는 혁신가들을 허탈하게 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은 지난 21일 ‘골든블루 더 그레이트 저니 셰리 캐스크’라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진정한 한국 위스키를 만들어내겠다는 도전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자체 생산을 성공시켜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위스키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제조 과정을 한국에서 거친 진짜 K위스키 개발은 과제로 남겨놓겠다는 얘기다.

자동차 부품사를 운영하다가 2011년 골든블루를 인수한 박 회장의 이런 다짐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19년 부산 기장에 관광형 증류소를 건립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실행된 건 없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스코틀랜드 헤리엇와트대에 학생들을 보내 양조·증류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개발 의지를 다져왔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골든블루 위스키는 대부분 스코틀랜드 원액을 호주에서 병입해 들여온다”며 “원산지 표시 규정에 따르면 호주산 위스키를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숙성’이란 프리미엄으로 가격을 올려 쉽게 돈 벌려는 속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골든블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8%에 달했다.

경기 김포에 자체 증류소를 세워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창수위스키 등 K위스키 제조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비판도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