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노점상 등 반발도…숙박비, 1박에 3천200만원까지 치솟아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 준비에 박차…곳곳에 '환경미화'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인도가 2주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더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다음달 9일과 10일 이틀간 수도 뉴델리 프라가티 마이단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개막일 전날인 8일부터 폐막일인 10일까지 사흘을 공휴일로 지정할 예정이다.

공휴일 발표는 절차를 거쳐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휴일로 지정되면 뉴델리 경찰 관할 지역내 모든 시장과 은행은 물론 일부 지하철역도 문을 닫게 된다.

교육기관들도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치는 G20 정상회의로 야기될 교통혼잡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뉴델리 시 당국은 또 인도 대통령 관저인 라슈트라파티 바반과 의회, 박물관 등이 몰려있는 시내 '루티엔스 델리' 구역의 녹화 사업도 최근 완료했다.

이 구역은 영국 식민지배 시절 뉴델리 설계를 주도한 영국인 건축가 에드윈 루티엔스(Edwin Lutyens·1869∼1944)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약 1년 전 시작한 녹화사업으로 이 구역에는 묘목 90만 그루를 심었고, 대로와 로터리 주변에는 42종 관목 200만 그루를 심었다.

식물 화분 10만 개도 도로변 여러 곳에 배치됐다.

G20 로고가 그려진 꽃무늬 보드 40개와 꽃무늬 분수대 20개도 설치돼 사진 촬영 포인트로 활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시내 가로수에 밤이면 다양한 빛을 뿜어내는 조명장치도 설치했다.

시 당국은 시내 여러 곳의 교각 등에 인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인물이나 인도 문화와 관련된 그림을 그려 놓는 '환경미화'도 했다.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 준비에 박차…곳곳에 '환경미화'
준비과정에서 해프닝도 빚어졌다.

시 당국은 지난 3일 시내 주요 장소 47곳에 있는 떠돌이 개들을 잡아 동물출산통제센터에 6주간 가두어 뒀다가 풀어주도록 하는 명령을 냈다가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을 사자 이를 철회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시 당국에 개를 장기간 수용할 시설도 없는데다 동물출산통제센터는 2∼3일 동물을 수용해 불임시술을 하도록 하는 곳"이라며 이런 명령은 불합리하고 실행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당국이 도심 노점상들을 내쫓고 있다며 노점상과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뉴델리에서는 2010년 10월 3일부터 14일까지 영연방경기대회(커먼웰스 게임)가 열렸는데, 당시 대회 준비과정도 이번과 비슷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 준비에 박차…곳곳에 '환경미화'
G20 정상회의가 다가오면서 시내 호텔 숙박비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 초청국 대표단이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 부근에 위치한 주상복합단지 에어로시티의 한 호텔에 '베스트 스위트'(best suite) 예약을 시도했는데, 호텔 측이 1박에 200만루피(약 3천200만원)를 요구했다고 일간 더힌두스탄타임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 대표단이 시내 다른 곳의 한 호텔에 1박 요금을 물었더니 약 150만루피라는 답이 오기도 했다고 인도 매체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