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선수단, 이 갈았다…인터넷 끊고 새벽 운동까지

장재근 선수촌장 "자율 훈련했던 자카르타 대회 때 부진…정신력 강화 차원"
'자유로운 영혼' 브레이킹 김헌우 "좋은 경험…춤으로 분위기 띄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한국 대표팀 선수단이 남다른 각오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24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 하우스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자율성을 강조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순위가 (3위로) 처졌다"라면서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 속에 훈련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장재근 선수촌장에 따르면,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각 종목 모든 선수는 매일 의무적으로 새벽 훈련에 참여하고 있고 2주에 한 번꼴로 단체 산악 훈련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 촌장은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선수촌 내 와이파이 인터넷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장 촌장은 "현재 선수들은 1인 1실 체제로 생활하고 있어서 (숙면을 하는지) 체크할 수 없다"라며 "이에 관련 규정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한국 대표팀은 장재근 촌장의 말처럼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당시 한국은 금메달 49개를 획득하는 데 그쳐 일본(75개)과 무려 26개 차이를 보이며 종합 순위 3위로 추락했다.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50개 이하의 금메달을 딴 건 총 199개의 금메달이 걸렸던 1982 뉴델리 대회(28개) 이후 처음이었다.

대한체육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집중력 있는 훈련을 펼쳐야 한다고 판단했고, 단체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선수들은 힘들게 훈련하는 만큼 항저우 대회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의 김헌우는 "브레이킹은 힙합에서 나온 종목"이라며 "그동안 자유롭게 운동했는데, 요즘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감사하다"라며 장재근 선수촌장을 향해 꾸벅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 단체 선수라면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새벽 훈련에 체조하는 시간이 있는데, 브레이킹 선수들이 춤을 추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동안 자유롭게 생활했지만, 여기서는 스포츠인으로 생활하고 있다"라며 "한국 브레이킹을 알린다는 사명감을 안고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4관왕을 노리는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주변의 기대가 부담되지 않나'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라며 "열심히 훈련에 임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든 종목은 자유형 1,500ｍ인데 중후반 레이스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는 펜싱 남자 사브르 구본길은 "이번 대회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수 있다"라며 "다른 대회보다 더 집중해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저우 대회를 은퇴 무대로 삼은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간판 김현우는 "최근 레슬링 대표팀의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개인의 명예보다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탁구 신유빈은 "첫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만큼 설렌다"라며 빙그레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