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적정성 여부 도마 위…부처 심의 단계에서 30% 이상 칼질
정치권 '현미경 검증' 예고…"예산 확보성 행사 활용 막을 것"
전북도, 잼버리와 예산 연계 차단…감사·고발에는 전전긍긍
잼버리 파행 후폭풍…안팎 공세에 새만금 국가예산 '빨간불'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후폭풍이 내년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국가예산 대규모 삭감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북도가 국제행사를 도외시하고 SOC 확충에만 열 올렸다는 정치권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면서, 새만금 사업 적정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역 환경단체 또한 잼버리 파행을 계기로 새만금 국제공항을 비롯한 SOC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에 험로가 예상된다.

23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내년도 새만금 SOC 관련 사업에 8천400억원의 국가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적기 예산 투입으로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신항 인입 철도,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등 물류 체계 '트라이포트'(공항·항만·철도)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부처심의 단계에서 요청액의 30% 이상인 2천936억원이 삭감돼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은 5천464억원으로 조정됐다.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쳐 다음 달 초 예산안이 이대로 국회에 제출된다고 하더라도 추가 손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새만금 관련 사업 예산 누수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만금 국제공항과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예산을 상세히 언급하며 "전북도는 잼버리를 핑계로 새만금 SOC 예산 빼먹기에 집중했다"며 "예결위 결산심사부터 확실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잘잘못을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지자체가 국제행사 준비는 뒷전으로 하고, SOC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 수단으로만 행사를 활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국회 단계에서의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정치권과 별개로 환경단체 또한 대규모 자본이 드는 새만금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은 전날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잼버리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북 정치권은 근원적 반성은커녕 새만금이 전북의 희망과 꿈이라는 허구를 계속 고집하고 있다"며 "새만금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토건 자본과 정치적 이득을 위해 전북도민을 계속 볼모로 잡고 있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잼버리 파행 후폭풍…안팎 공세에 새만금 국가예산 '빨간불'
본격적인 예산 정국을 앞두고 안팎에서 쏟아지는 공세에 전북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함께 새만금 SOC가 잼버리와는 무관한 국가사업이라는 점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으나 개최지 책임론이 거세 여론전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여기에 시민단체는 잼버리 파행 책임을 물어 김관영 도지사를 직무 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도청은 감사원 감사까지 받고 있어 예산안 확보에만 마냥 매달리기는 어려운 상태다.

정동영 전 국회의원은 수세에 몰린 전북도의 상황을 우려하며 "잼버리 실패로 전북을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흐름이 감지된다"며 "그 불똥이 새만금 예산으로 튀는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정말 큰 싸움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북도는 당장 기재부 심의 단계에서 예산안 방어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만금 개발이 더딘 예산 투입으로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SOC 타당성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도지사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북지역 국회의원과 조찬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잼버리 파행으로 새만금 SOC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질문에 "그동안 예산 확보 노력을 많은 분이 했지만, 저는 새만금 잼버리 때문에 과거만큼 신경을 많이 못 쓴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 예산안에 한 푼이라도 더 담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