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공소장일본주의 위배"…재판부 "공모 범위 특정해야"
'월성원전 조기폐쇄' 김수현 전 비서관 첫 재판서 혐의 부인(종합)
월성 1호기 원전 조기 폐쇄를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비서관 측은 22일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혐의사실을 부인한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추후 증거로 채택된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한 뒤 구체적인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공소사실이 공소장일본주의(공소장에 범죄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내용만을 기재하도록 한 원칙)에 위배된다며 공소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공모의 범위나 내용, 실행의 분담 등을 특정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에너지전환TF팀장을 맡아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공모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2017년 11월 자신이 주재한 에너지전환TF 회의에서 산업부로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원전 폐쇄 의향 제출을 원하지 않아 어렵지만 추진해 보겠다'는 보고를 받고도 산업부에 폐쇄 의향을 받아내라는 취지로 '그렇게 하세요'라며 승인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한수원이 조기 폐쇄 의향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법적 근거 없이 설비현황조사표를 내라고 지속해서 지시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압박해 2017년 11월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8년 2월 말에서 3월 초 산업부가 월성 1호기 원전을 즉시 중단하는 것보다 2∼3년 더 운영한 뒤 조기 중단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내용을 보고 받고 "실제 가동중단까지는 오래 걸리겠네"라고 말하며 조기 중단 방안을 승인하고도, 그해 4∼6월 한수원에 즉시 가동 중단 방안을 강압적으로 관철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2021년 6월 채희봉 전 비서관과 백운규 전 장관 등이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으로, 김 전 비서관 사건과 함께 병합해 재판이 진행됐다.

당초 이날 산업부 과장에 대한 검찰 주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김 전 비서관의 추가 기소에 따라 재판부는 검찰에 우선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장부터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대통령기록물에 대해서도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함부로 공개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지정 조건을 달아 추가 증거로 신청할 것을 주문했다.

백 전 장관도 해외 학술회의 일정을 이유로 재판부에 출국 허가 신청을 냈고, 재판부가 출국금지 해제를 허가함에 따라 다음 재판은 내달 19일로 연기됐다.

'월성원전 조기폐쇄' 김수현 전 비서관 첫 재판서 혐의 부인(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