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서 4년 9개월만 회담 후 프놈펜·히로시마 거치며 협력 기반 다져
[한미일 정상회의] 마드리드서 닻올려 워싱턴서 정점…尹주도 한일화해 추동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온 한미일 협력 노력의 정점으로 평가된다.

협력을 다양화하고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3국 협력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주도한 한일관계 개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미일은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 불씨를 살려냈다.

4년 9개월 만에 열린 3국 정상회담은 북핵 대응 공조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 대통령은 당시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미일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특히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 나섰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했다는 인식 속에 이를 빠른 속도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미일 협력을 공고화하기 위해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라 본 것이다.

같은 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힘을 합쳐야 하는 이웃"으로 규정한 데 이어, 9월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진통 끝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성사하기에 이르렀다.

한일 관계가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한미일 협력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미일은 지난해 11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하고, 사상 첫 포괄적인 성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넘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위해 3국 협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함으로써 협력 범주를 한층 넓혔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최대 뇌관이었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를 '한국 정부의 독자적 배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징용 피해자 반발과 국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결정이었다.

국정 지지도 하락 등 후폭풍도 컸지만, 12년 만의 정상 셔틀외교 복원 등 한일관계 개선은 궤도에 올랐다.

인도·태평양 전략 아래 오랫동안 한미일 협력에 공들였던 미국은 이러한 기회를 살려 3국 협력 공고화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역사상 첫 한미일 단독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3개월 뒤 개최된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3국은 북한을 넘어 공동의 위협에 공조하기로 합의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협력체로 발돋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