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삼성이 도대체 왜?"…연 48% 고금리로 돈빌린 사연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 터키법인, 금리 연 48.2%로
    2600억 조달…"이례적 고금리"
    무디스, 삼성 국제신용등급 Aa2
    韓 국가신용등급과 같은데
    터키 기준금리 연 25.0% 영향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삼성전자 채권은 없어서 못 사죠. 대신에 애플·아마존 채권삽니다."

    2001년 10월. 삼성전자는 회사채 시장에서 5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그 후 22년 동안 한국 회사채 시장으로의 발길을 끊었다. 100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보유한 만큼 굳이 자금을 빌릴 유인이 없어서다. 이 회사 신용등급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맞먹는다. 그만큼 채권 매니저들의 관심도 크다. 이런 삼성전자가 돌연 연 50%에 육박하는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초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배경은 무엇일까.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현재 삼성전자 신용등급을 Aa2(안정적)로 평가했다. 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무디스가 평가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같다.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삼성전자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위에서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이며, 한국 국가신용등급(AA)보다는 한 계단 낮다.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으로 최고등급(Aaa)을 부여했다. S&P는 미국 등급을 한국과 같은 AA로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신용등급은 1997년 발행한 만기 30년의 양키본드(미국 국적이 아닌 회사가 미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달러표시채권)를 통해 부여받았다.

    국가 신용등급에 필적하는 신용도를 갖춘 삼성전자지만 이례적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의 튀르키예(옛 터키)법인(SETK)은 지난해 11월에 BNP파리바를 비롯한 은행들로부터 2644억원을 연 48.2%로 조달했다. 만기는 1년 6개월이다. 삼성전자 튀르키예생산법인(SETK-P)도 BNP파리바 등으로부터 지난해 11월 134억원을 연 29.6% 금리로 빌렸다. 삼성전자 본사는 두 법인에 907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튀르키예 거시경제 여건과 맞물린다. 튀르키예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25.0%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25.0%로 7.5%포인트나 올렸다. 튀르키예는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튀르키예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2%에 달했다. 올해 초에는 50%를 넘어섰다.

    통상 대출금리는 빠르게 치솟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결정된다. 삼성전자 튀르키예법인도 이 같은 현지 금융환경을 고려해 높은 수준으로 산출된 것이다. 조달한 자금으로 튀크키예 설비를 구축하는 데 썼다.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튀르키예 통화인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것과 맞물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일까지 리라화 가치는 44.38%나 떨어졌다. 고금리를 고려해도 향후 보유한 원화나 달러로 환전해 리라화 차입금을 갚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폭락하는 리라화에 대한 환헤지(위험 회피)도 여의치 않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삼성이 도대체 왜?"…연 48% 고금리로 돈빌린 사연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ADVERTISEMENT

    1. 1

      가짜뉴스 방치하면 대규모 벌금…EU, 디지털플랫폼 규제법 발효

      온라인상에 불법·허위 콘텐츠가 유포되는 것을 방치하는 글로벌 플랫폼기업에 수십억유로의 벌금을 부과하는 유럽연합(EU) 디지털서비스법(DSA)이 지난 25일 발효됐다. 구글부터 아마존까지 무더기로 영향권에...

    2. 2

      [포토] 日 출격 앞둔 갤럭시 Z5…도쿄 한복판서 옥외광고

      삼성전자가 지난 25일부터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갤럭시 Z플립5 옥외광고를 시작했다. 이달 31일까지 일본에서 갤럭시 Z플립·폴드5를 사전 판매한다. 공식 출시일은 다음달 1일이다.  삼성전자 ...

    3. 3

      삼성, 내달 초 신입 공채…대기업 채용 시즌 개막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이 다음달부터 하반기 채용에 나선다.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취업 문이 좁아질 전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들은 다음달 초 하반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