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좋은 지역에 중·고밀도 주택 건설 유도
'주택난' 호주, 5년내 120만채 건설…임대료 1년에 1회만 인상
극심한 주택난을 겪고 있는 호주가 전국적으로 5년 동안 120만채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임대료 인상을 1년에 한 번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전날 6개 주, 2개 준주 정부와 브리즈번에서 회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7월부터 5년 동안 호주의 주택 공급 목표를 기존 100만채에서 20만채 늘린 120만채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주택 건설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주 정부에는 30억 호주달러(약 2조6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마련했으며, 기존 대중교통과 가까워 입지가 좋은 지역에는 중·고밀도 주택이 생기도록 구역을 설정하고 각종 행정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 표준 계약서에 임대료 인상은 1년에 한 번으로 제한하고 임대 계약을 중도 해지하려면 임차인이 합리적인 퇴거 사유가 있어야만 한다고 명기하기로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공급 확대는 임대료를 낮추고 임차인을 지원하는 핵심"이라며 "호주인 3분의 1이 임대 주택에 사는데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외국인 유학생과 이민자 등이 급증했지만 코로나19 기간 주택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규모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도 건설비용이 크게 오르고 주택가격은 하락세여서 지난 6월 신규 주택 승인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하는 등 공급난은 계속되고 있다.

호주 공공문제연구소는 호주가 2028년까지 25만3천채의 주택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주택이 모자라면서 임대료는 크게 오르는 상황이다.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호주 평균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6.7% 올랐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상승률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부동산 정보회사 코어로직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중위 소득 가구가 임대료를 위해 쓰는 비용은 전체 소득의 30.8%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소득 수준 하위 25% 가구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 지출에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33만명이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으며 집이 없어 자동차나 텐트 등 임시 숙소에서 지내거나 심지어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12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