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정 디스이즈엔지니어링(TIE) 대표가 1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유인 비행체 ‘시프트 컴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혁 기자
홍유정 디스이즈엔지니어링(TIE) 대표가 1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유인 비행체 ‘시프트 컴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혁 기자
“앞으로 서울 강북의 상암 지역에서 강남까지 10분도 안 걸릴 겁니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스타트업 디스이즈엔지니어링(TIE)의 홍유정 대표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난 AAM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다”며 “2027년에는 택시 타듯이 도심 비행기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2016년에 설립된 TIE는 드론과 개인용 비행체 제작 전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한손으로 조작 가능한 드론(시프트)을 만들었다. 창업 초기부터 고속 자율비행 AAM 비행체도 개발하고 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를 졸업한 홍 대표는 한 기업의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TIE를 창업했다.

TIE는 그동안의 비행체 연구 성과를 최근 공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기존에 없던 방식의 수직이착륙 비행체(eVTOL) ‘시프트 컴슨’을 선보였다. 시프트 컴슨은 최고속도 330㎞/h, 비행거리 280㎞ 이상 성능의 5인승 비행체다. 홍 대표는 “시프트 컴슨은 기존 다양한 유인 비행체의 단점은 해결하고 강점은 살릴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해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개발 중인 수직이착륙기는 대부분 안전성은 높지만 속도가 느리거나(멀티로더 방식), 속도는 빠르지만 기동성이 떨어진다(틸티로더 방식). 시프트 컴슨은 자유롭게 로터(프로펠러)를 움직일 수 있어 기동성이 뛰어나고, 기존 비행체보다 안정성도 높다는 평가다. 소음과 제작·유지 비용을 최소화하고 장애물을 인식하고 피할 수 있는 자율비행기술도 적용했다. 홍 대표는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한 아이디어로 기체 제작을 시도한 경우가 있었지만 기술 난도가 높아 시프트 컴슨처럼 구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TIE는 연내 첫 테스트 비행을 하고, 2027년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2040년까지는 연간 기체 5000여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비를 확보하는 로드맵도 마련했다. 홍 대표는 “시프트 컴슨은 앞으로 eVTOL의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IE는 무인 드론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전국 최초로 도심 유료 드론 배송 서비스 ‘시프트 제로랩’을 선보였다. 국토교통부의 ‘2023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선정된 성남시와 시작한 시프트 제로랩은 현재 경기 분당구의 탄천 내 물놀이장 두 곳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3㎏ 이내 물건을 드론 배달 거점에서 싣고 5분 안에 배달 장소까지 옮길 수 있다. 여기에도 TIE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홍 대표는 “드론 운전사를 고용하면 인건비도 많이 들지만 사람이 드론을 조정해 다양한 장애물을 모두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안전을 위해서라도 자율주행 드론이 필수”라고 했다.

TIE는 시프트 제로랩을 다음달부터는 탄천 잔디공원과 충남 태안군 청포대 인근 캠핑장 등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2025년 상반기까지 해외 8개 국가에 순차적으로 시프트 제로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