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러브콜 받는 K바이오 3D 프린팅
국내 바이오 기업이 세포나 생체조직을 활용해 맞춤형 인공뼈·지지체 등을 만드는 3차원(3D) 바이오프린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유수 헬스케어 기업들로부터 공동 개발·협업 제안을 받는 등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독일 의료기기 전문기업 비브라운의 아·태지역 총책임자는 지난달 초 경기 판교에 있는 티앤알바이오팹 본사를 방문했다. 지난해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회장에 이어 글로벌 바이오 기업 고위 관계자들이 연달아 이 회사를 방문한 것이다. 티앤알바이오팹과 비브라운은 제품 공동 개발 및 판매에 관해 추가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3D 바이오프린팅 선두주자로 꼽히는 티앤알바이오팹은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뼈와 뼈 사이를 이어주는 인공 지지체(임플란트)를 개발한 기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두개골 안면 임플란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 결과가 내년 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지바이오는 지난 6월 미국 연구소와 2억원 규모의 바이오프린터 개발 계약을 맺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 기업들로부터도 ‘3D 프린팅 사업을 함께 진행하자’고 제안받고 있다.

3D 바이오 프린팅은 콜라겐이나 하이드로겔 등의 재료(바이오잉크)로 인체 조직을 제작해 해당 부위가 손상된 환자에게 이식하는 기술이다.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인 데다 세계적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바이오 후발주자인 한국 기업들이 승부수를 띄워볼 만한 분야라는 분석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끝판왕’으로 꼽히는 인공장기(오가노이드) 연구에서도 기술 격차는 크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미국은 339건, 한국은 229건, 유럽은 197건의 오가노이드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오가노이드는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데 이어 장기적으로는 장기이식술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응용분야가 넓다. 아직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오가노이드가 시장에 출시된 사례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국가 차원에서 3D 바이오프린팅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임상시험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각종 제품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3D 바이오프린팅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억달러에서 2027년 33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