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세븐'·'블루 아카이브' 50위권 밖…"中 게임시장 역량 커졌다"
"수집형 게임 특성상 매출 추이 장기적으로 봐야" 지적도
'출시=성공'은 옛말…중국 진출한 모바일게임 잇따라 고전
올여름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내민 한국산 모바일 게임이 당초 시장 기대만큼의 성과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고전하고 있다.

15일 앱 마켓 매출 집계 사이트 '앱매직'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시장에 출시한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은 8월 2주 차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67위, 이달 초 넥슨이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는 53위를 기록했다.

두 게임은 그간 국내 및 아시아권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둬 중국 당국에서 판호(서비스 허가)를 받을 때만 해도 흥행 기대감이 컸다.

출시 직후만 해도 각각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든 이들 게임은 순위가 점차 떨어져 5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 '반짝 흥행'에 그쳤다는 평가다.

'블루 아카이브' 개발사인 넥슨게임즈 주가는 출시 당일인 3일 2만2천800원에서 거래를 시작했으나 이후 급락해 전날 20% 이상 떨어진 1만8천원 선에서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 게임을 내놓기만 하면 성공한다는 공식은 이미 과거의 일이라고 지적한다.

펄어비스가 지난해 4월 중국 시장에 선보인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직후 앱 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으나, 출시 3∼4개월만에 10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며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출시=성공'은 옛말…중국 진출한 모바일게임 잇따라 고전
중국 사정에 정통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게임시장 문호를 걸어 잠그기 전에는 중국산 게임의 전반적인 수준이 낮았고, 한국 지식재산(IP)에 대한 선호도는 반대로 높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중관계가 악화하며 중국에서 한국 IP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사라졌고, 반면 자체적인 게임 개발 역량은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의 성공에서 보듯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반면 출시 초기인 만큼,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은 새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매출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에픽세븐은 2018년 작 게임이고, '블루 아카이브'는 예전부터 글로벌판에서 중국어 간체자로도 서비스해와 완전한 신작이 아닌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산 게임들은 올 하반기에도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넷마블은 'A3: 스틸얼라이브'·'일곱개의 대죄'·'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데브시스터즈도 '쿠키런: 킹덤'을 중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3월 '중국 콘텐츠 산업동향' 보고서를 펴내 "(한국 게임이) 중국산 게임과 시장 경쟁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자국 게임산업 보호 기조 아래 그 과정이 단기간 내 순탄할 것이라 낙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라진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현지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