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텐잠머의 강력한 사운드…'클래식 레볼루션' 문을 열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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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클래식 레볼루션 공연 리뷰
올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롯데콘서트홀이 기획하고 있는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을 맞게 된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그의 등장으로 클래식 레볼루션은 여름 도심형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로서 가장 중요한 폭넓은 대중성과 수준 높은 예술성 모두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제시한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레너드 번스타인. 20세기를 대표하는 지휘자이자 작곡가, 피아니스트이자 해설가 등등 다방면으로 천재성을 발휘했던 음악가다.
오텐잠머는 오스트리아의 클라리넷 가문의 일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음악과 다방면의 활동에 관심을 보여온 인물. 그러한 만큼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보여준 번스타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중요한 한 수로 평가할 만하다.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페스티벌에서 10여년 동안 예술감독을 맡아온 경험을 토대로 그는 번스타인이 사랑했던 작곡가들(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말러 등등)과 재즈와 남미음악, 현대음악 등등을 결합한 자작곡들을 프로그램에 일목요연하게 배치했다. 이것은 지휘자 번스타인의 위대한 예술혼을 기리는 국내 첫 시도인 동시에 그의 예술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회심의 기회로서 클래식 레볼루션의 위상이 기존 페스티벌들과 차원을 달리하게 된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자로서의 노련한 역할 뿐만 아니라 8월 20일 마지막 공연까지 실내악 앙상블과 협연자, 지휘자로도 활약할 예정인 오텐잠머. 1년 전 KBS교향악단을 성공적으로 지휘했을 때의 신선한 이미지와 독보적인 외모까지 가세하여 페스티벌의 주인공과 관객몰이의 견인차 역할 모두를 톡톡히 해냈다.
8월 11일 서울시향과 오텐잠머의 페스티벌 개막공연부터 콘서트홀 로비는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중후한 목소리와 친근감 넘치는 제스추어로 직접 개막 인사를 전한 오텐잠머가 첫 곡으로 연주한 곡은 번스타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연주되는 캔디드 서곡. 시종일관 지휘자는 정력적인 비트와 뜨거운 다이내믹, 치밀한 사운드 블랜딩을 통해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뒤이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위해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등장, 이전에 접했던 연주회들보다 더 강력하게 자신만의 특징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현과 활이 긴밀하게 접촉되는 두터운 질감과 날카로운 듯 낭창한 음색을 구사하며 독특한 브람스를 들려주었는데, 1악장 끝난 뒤 급작스럽게 나온 박수에 대해 천연덕스럽게 안심시키는 훌륭한 매너부터 앙코르로 연주한 파가니니 카프리스 21번까지 청중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았다. 2부에 연주된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에서 오텐잠머는 낭만적인 페이소스를 포함한 자신만의 감각적인 연출력을 유려한 필치로 선보였다. 서울시향의 탁월한 연주력과 지휘자의 매혹적인 흡인력이 인상적인 1악장과 잉글리쉬 혼이나 다른 솔로 악기들의 페이스를 충분히 살리며 자연스러운 템포와 다이내믹 레인지의 변화를 꾀한 2악장, 근육질적인 3악장, 주제 선율에 다양한 표정을 실어 올리고 여러 차례의 오르내림을 통해 에너지를 축적하여 클라이맥스에 강한 폭발력을 유도한 4악장까지 모든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감흥으로 넘실거렸다.
청중의 뜨거운 환호와 오텐잠머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남기며 2023년 클래식 레볼루션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박제성 음악칼럼니스트
오텐잠머는 오스트리아의 클라리넷 가문의 일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음악과 다방면의 활동에 관심을 보여온 인물. 그러한 만큼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보여준 번스타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중요한 한 수로 평가할 만하다.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페스티벌에서 10여년 동안 예술감독을 맡아온 경험을 토대로 그는 번스타인이 사랑했던 작곡가들(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말러 등등)과 재즈와 남미음악, 현대음악 등등을 결합한 자작곡들을 프로그램에 일목요연하게 배치했다. 이것은 지휘자 번스타인의 위대한 예술혼을 기리는 국내 첫 시도인 동시에 그의 예술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회심의 기회로서 클래식 레볼루션의 위상이 기존 페스티벌들과 차원을 달리하게 된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자로서의 노련한 역할 뿐만 아니라 8월 20일 마지막 공연까지 실내악 앙상블과 협연자, 지휘자로도 활약할 예정인 오텐잠머. 1년 전 KBS교향악단을 성공적으로 지휘했을 때의 신선한 이미지와 독보적인 외모까지 가세하여 페스티벌의 주인공과 관객몰이의 견인차 역할 모두를 톡톡히 해냈다.
8월 11일 서울시향과 오텐잠머의 페스티벌 개막공연부터 콘서트홀 로비는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중후한 목소리와 친근감 넘치는 제스추어로 직접 개막 인사를 전한 오텐잠머가 첫 곡으로 연주한 곡은 번스타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연주되는 캔디드 서곡. 시종일관 지휘자는 정력적인 비트와 뜨거운 다이내믹, 치밀한 사운드 블랜딩을 통해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뒤이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위해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등장, 이전에 접했던 연주회들보다 더 강력하게 자신만의 특징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현과 활이 긴밀하게 접촉되는 두터운 질감과 날카로운 듯 낭창한 음색을 구사하며 독특한 브람스를 들려주었는데, 1악장 끝난 뒤 급작스럽게 나온 박수에 대해 천연덕스럽게 안심시키는 훌륭한 매너부터 앙코르로 연주한 파가니니 카프리스 21번까지 청중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았다. 2부에 연주된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에서 오텐잠머는 낭만적인 페이소스를 포함한 자신만의 감각적인 연출력을 유려한 필치로 선보였다. 서울시향의 탁월한 연주력과 지휘자의 매혹적인 흡인력이 인상적인 1악장과 잉글리쉬 혼이나 다른 솔로 악기들의 페이스를 충분히 살리며 자연스러운 템포와 다이내믹 레인지의 변화를 꾀한 2악장, 근육질적인 3악장, 주제 선율에 다양한 표정을 실어 올리고 여러 차례의 오르내림을 통해 에너지를 축적하여 클라이맥스에 강한 폭발력을 유도한 4악장까지 모든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감흥으로 넘실거렸다.
청중의 뜨거운 환호와 오텐잠머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남기며 2023년 클래식 레볼루션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박제성 음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