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니제르 사태 '군사해법'에 선긋기…블링컨 "평화적 해결" 촉구
니제르 군부, 축출 대통령에 음식·물 공급 중단…건강우려 커져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억류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에게 음식과 물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니제르 군부가 군 캠프에 있는 바줌 대통령에게 음식, 물, 전기 제공을 중단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니제르 당국이 지난주 바줌 대통령과 부인, 아들과 함께 억류된 장소에 전기와 물 공급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바줌 대통령과 가족들의 건강을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9일 "대통령과 가족의 건강, 안전에 대한 우려를 재차 표명했다"며 바줌 대통령을 무조건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바줌 대통령의 열악한 상황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니제르 군부가 바줌 대통령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니제르 군부는 이번 주 자국을 방문한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차관에게 바줌 대통령을 복권하려 군사적으로 개입한다면 그를 살해하겠다고 경고했다고 AP 통신이 서방 관리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니제르 군부, 축출 대통령에 음식·물 공급 중단…건강우려 커져
니제르에서는 지난달 26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한 뒤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지난 6일까지 바줌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요지부동한 니제르 군부는 알리 마하만 라민 제인 전 경제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하는 등 일부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

이에 ECOWAS는 10일 긴급 정상회의에서 대기 병력 배치를 승인하면서도 니제르 사태의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니제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군사적 해법'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ECOWAS의 긴급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든 선택지를 모색하는 ECOWAS의 결정에 대해 미국은 감사하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을 방문한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도 "ECOWAS가 (니제르에서) 헌정 질서 회복의 필요성을 분명히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