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자 딸 통해 선행 알려져 "당연한 일 했을 뿐…부끄러워"
도쿄올림픽 '삭발투혼' 유도 양서우, 파도에 휩쓸린 70대 구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삭발 투혼'을 펼쳐 큰 감동을 안겼던 전 유도 국가대표 양서우(순천시청·개명 전 강유정)가 파도에 휩쓸린 피서객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순천시청은 9일 "양서우는 지난 5일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피서객 A씨(78)를 구조했다"며 "구조자는 갑작스러운 이안류 현상으로 발이 닿지 않는 깊은 곳까지 휩쓸렸고, 가족들이 119구조대원을 애타게 기다리던 중 상황을 목격한 양서우가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에 뛰어 들어가 구조했다"고 전했다.

양서우의 선행은 구조자의 딸이 순천시청 체육산업과에 연락을 취해 알려지게 됐다.

양서우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떴으나 주변에서 유도 선수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순천시에 연락해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이다.

양서우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해녀이신 어머니가 있는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튜브에 매달려 떠내려가는 할아버지를 보게 됐다"며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울먹거려서 바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조건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영했다"며 "중간에 체력이 떨어져 힘들었지만, 할아버지만 보고 헤엄쳤다"고 했다.

그는 "해녀이신 어머니에게 바다 수영을 배워서 구조할 수 있었다"며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뛰어들었을 것이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도쿄올림픽 '삭발투혼' 유도 양서우, 파도에 휩쓸린 70대 구조
양서우는 2021년 7월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머리를 하얗게 삭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각종 부상에 시달렸던 양서우는 밸런스 문제로 체중 관리에 타격을 받았고,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계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온몸의 수분을 짜내고도 기준치보다 350g의 몸무게가 더 나가자 문구용 가위로 머리를 하얗게 밀어 계체를 통과했다.

양서우는 탈수 증세에도 대회 출전을 강행했고, 32강에서 아쉽게 패해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올림픽을 마친 양서우는 개명한 뒤 체급을 52㎏으로 올리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전과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서 도쿄 올림픽 때 이루지 못한 메달 획득의 꿈을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