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군, 강제추방하며 물·음식 없는 사막에 유기 추정"
리비아 "튀니지 접경 사막서 이주민 27명 숨진 채 발견"
리비아 서부 튀니지 접경 사막 지역에서 아프리카 이주민 최소 27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AP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정부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지에 사인 규명을 위한 법의학팀을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게시물에서 리비아 정부는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받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사진을 공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지 인권단체인 '리비아국가인권위원회'는 튀니지 보안군이 이주민을 강제 추방하며 물이나 음식이 없는 사막에 이주민들을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럽행을 원하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에 따르면 튀니지는 최근 몇 달 동안 일부 이주민을 해안 지역에서 국경 지대 사막으로 내몰고 있다.

튀니지 내무장관도 입국을 시도하던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출신 이주민 일부를 리비아와 알제리 접경 사막 지대로 보냈다고 이달 초 시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흐메드 함자 리비아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7월 이후 튀니지와 리비아 국경에서 수습된 시신이 최소 35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튀니지에서 리비아로 강제 추방된 아프리카 이주민은 750명이 넘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탈리아 남부와 가까운 튀니지 동부 해안은 불법 이민선을 타고 유럽으로 가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주요 출발지다.

또 다른 출발지였던 리비아의 단속 강화로 최근 튀니지 해안 도시 스팍스 등으로 이주민이 몰리면서 이주민과 현지 주민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지난 2월 유럽행을 원하는 사하라 이남 출신 이주민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한 이후 튀니지의 아프리카 이주민에 대한 폭력과 차별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