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고 놀라워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고 놀라워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제니가 목 마사지 받는 영상을 보고 직접 받아봤는데, 목 잘못 꺾었다간 정말 죽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20대 직장인 고모 씨는 얼마 전 휴가를 내고 서울 강남의 한 마사지숍에서 일명 '제니 목 마사지'로 유명한 카이로프랙틱을 받고 왔다. 카이로프랙틱은 약물치료나 수술 없이 손으로 척추와 관절 등을 직접 자극하고, 틀어진 관절을 바로 잡아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 방식이다. '도수치료'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엄밀히 따지면 다른 치료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치료법은 최근 인스타그램 숏폼 콘텐츠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받는 모습이 공개돼 더욱 널리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2019년에 제작됐지만, 최근 다시 주목받으면서 카이로프랙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것. 키워드 분석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지난 8일까지 한 달간 '카이로프랙틱'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07% 늘었다.

영상 속 제니는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은 후 목을 돌리더니 "살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후 해당 영상에 관심을 보인 사람 중 몇몇은 "제니 영상을 보고 바로 받고 왔다"며 직접 체험한 후기도 공유하고 있다. 한 체험자는 "몸 전체를 새우처럼 말아서 척추뼈를 누르고 굳은 뼈마디를 풀어줬는데, 처음 경험해보는 신세계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몇몇은 "제니 영상을 보고 치료받았는데, 아프기만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카이로프랙틱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의료계에서는 치료과정에서 카이로프랙틱을 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카이로프랙틱으로 뼈를 잘못 건드릴 경우 골절과 신경마비를 넘어 전신마비까지 올 위험성이 있어서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는 한 20대 여성이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다가 전신마비를 앓게 된 사례도 있었다.

이주강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한경닷컴에 "카이로프랙틱을 할 때 목을 '우두둑'하고 돌리는데, 이는 평상시에 움직이는 각도보다 훨씬 큰 각도로 목을 꺾어주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라면서도 "만약 척추에 엑스레이(X-ray)상 안 보이는 골절이 있었거나, 다쳤는데 인대 손상이 심해서 척추 안정성이 떨어져 있는 상태거나, 뼈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과도한 카이로프랙틱을 받으면 골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또 다른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는 목 척추뼈 안쪽으로 척추 동맥이라는 혈관이 있는데, 목을 과도하게 꺾어서 동맥경화증이 된 부분이 손상될 경우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의 혈관을 막는 등 직간접적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일종의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웬만하면 카이로프랙틱 치료법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며 "병원에서 미리 충분한 진단을 받고, 골절이나 인대 손상 여부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다른 치료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도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카이로프랙틱을 하는 사람들은 정식 의사 면허로 인정되지 않고 물리 치료사나 운동 치료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비전문가는 목을 과하게 꺾는 작용을 무리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무면허로 척추 시술을 진행하는 곳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