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방문진 이사 12명 "해임은 부당한 탄압…중단해야"
KBS 이사회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과 이사들이 이사들의 해임을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KBS 남영진 이사장과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등 12명은 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위법적 조치들로 KBS와 MBC를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문에는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두 이사장과 KBS 김찬태·이상요·류일형·정재권·조숙현 이사, 방문진 강중묵·김석환·김기중·박선아·윤능호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남 이사장과 권 이사장, 방문진 김기중 이사 등 3명의 해임을 추진 중인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KBS, MBC 장악 공세"라며 "해임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사들을 해임한 뒤 자신들의 뜻에 맞는 이사들로 빈자리를 채우면 정부가 구실을 만들어 KBS와 MBC 사장을 교체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사장들은 해임 절차에 따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방통위의 해임 청문에 불출석한 남 이사장은 "공식적으로 (청문 절차를 알리는) 문서를 받은 일이 없어서 나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장 역시 "14일 해임 청문에 출석할지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 송달이 이뤄지지 않은 김기중 이사는 이날 회견에 불참하고 성명서에만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언론 장악 기술자'로 비판받는 후보자"라며 "(정부가) 이 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이부영 이사장은 "시민의 피땀으로 일군 민주주의를 (정부가) 전두환 정권 시절로 돌이킨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