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와 전화통화…"EU-중국 정상회담 준비 위한 전략대화"
EU 외교수장, 올가을 중국 방문…"양측 모두 관계강화 희망"
올해 들어 최소 두 차례 방중이 무산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올가을께 베이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보렐 고위대표는 7일(현지시간) 엑스(X·트위터 전신) 계정을 통해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EU-중국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중국) 베이징에서의 전략대화 개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EU-중국 전략대화는 양측 외교수장이 공동 주최하는 정례 고위급 협의체다.

보렐 고위대표는 특히 "(EU와 중국) 양측 모두 관계 강화를 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글에서 전략대화 개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왕 부장은 통화에서 "보렐 대표가 올가을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전략대회를 하고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교류를 통해 정상회담을 위한 정치적 준비를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시기를 가을로 특정했다.

앞서 보렐 고위대표는 지난 4월 예정된 중국 방문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취소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중국 측의 취소 통보로 방중이 무산된 바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탈(脫)러시아는 물론,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중국과 경제·무역 관계를 계속 이어가면서도 EU에 불합리한 무역 환경을 개선하고 중국 대신 다른 제3국과 협력 확대를 통해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중국은 EU의 이런 행보가 미국처럼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의심한다.

여기에 이달부터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서 EU 입장에서는 중국과 직접 대화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EU가 전략적 원자재로 분류하고 있는 광물로, 반도체, 전기차, 태양광 패널 제조 등에 필수다.

2020년 기준 EU로 수입된 갈륨의 71%, 게르마늄의 45%가 중국산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