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밑돈 大魚 파두…'IPO 거품'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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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대어 잇따라 고전
파두, 상장 첫날 종가 2만7600원
공모가 대비 11% 가까이 떨어져
더블유씨피·보로노이도 '쓴 맛'
높은 공모가·대규모 매도 영향
파두, 상장 첫날 종가 2만7600원
공모가 대비 11% 가까이 떨어져
더블유씨피·보로노이도 '쓴 맛'
높은 공모가·대규모 매도 영향
▶마켓인사이트 8월 7일 오후 4시 55분
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인 파두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한 보로노이와 더블유씨피에 이어 대어들이 잇따라 증시 데뷔전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예정된 공모기업의 가격 거품이 걷힐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공모주는 최근 수익률이 20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6월 26일부터 새내기 종목의 상장일 가격 상승 폭이 공모가의 최고 400%로 확대된 영향이다. 이달 4일 상장한 엠아이큐브솔루션은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07.5% 높게 형성됐다. 지난달 상장한 뷰티스킨(109.6%), 센서뷰(182.2%), 필에너지(260.6%) 등도 모두 시초가에 팔았다면 100% 이상 높은 수익이 가능했다.
대규모 차익 실현 물량도 주가 상승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파두는 공모 물량과 기존 투자자들이 상장 당일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전체 주식의 38.9%(1870만여 주)에 달했다.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이 첫날부터 쏟아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요예측 제도의 가격 발견 기능이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기관들은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을 써낸 순서대로 주식을 배정받기 때문에 공모가를 높게 써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기관의 허수 청약 방지를 위해 상장일 가격 제한폭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기관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하고 수요예측 기간을 2영업일에서 5영업일로 늘렸다. 그러나 실효성을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근본적 문제인 공모주 배정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허수 청약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인 파두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한 보로노이와 더블유씨피에 이어 대어들이 잇따라 증시 데뷔전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예정된 공모기업의 가격 거품이 걷힐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파두, 공모가 대비 11% 하락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는 공모가(3만1000원) 대비 10.97% 하락한 2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파두는 개장 직후 공모가보다 15.16% 하락한 2만63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장 초반 2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이었으나 증시에 입성하자마자 기업가치가 1조3000억원대로 줄었다. 이후 주가는 소폭 반등했으나 결국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공모주 투자자는 차익을 실현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그대로 손실을 봤다. 업계에선 기업가치가 클수록 공모주 수익률은 하락하는 ‘대어 필패’ 공식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이 2조원에 달하던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씨피도 작년 9월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6만원) 대비 43.9% 하락했다. 작년 6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약 개발사 보로노이 역시 상장일 공모가(4만원) 대비 36.3% 떨어졌다. 한때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된 이 회사는 상장 때 시가총액을 5000억원으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다.반면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공모주는 최근 수익률이 20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6월 26일부터 새내기 종목의 상장일 가격 상승 폭이 공모가의 최고 400%로 확대된 영향이다. 이달 4일 상장한 엠아이큐브솔루션은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07.5% 높게 형성됐다. 지난달 상장한 뷰티스킨(109.6%), 센서뷰(182.2%), 필에너지(260.6%) 등도 모두 시초가에 팔았다면 100% 이상 높은 수익이 가능했다.
하반기 공모가 거품 빠지나
투자은행(IB)업계는 IPO 대어의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를 ‘공모가 거품’에서 찾고 있다.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 등 여러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모가를 높게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파두의 경우 올초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 때 참여한 투자자들의 주당 매입 단가(2만원)보다 높은 2만6000~3만1000원을 희망 공모가격으로 제시했다.대규모 차익 실현 물량도 주가 상승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파두는 공모 물량과 기존 투자자들이 상장 당일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전체 주식의 38.9%(1870만여 주)에 달했다.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이 첫날부터 쏟아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요예측 제도의 가격 발견 기능이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기관들은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을 써낸 순서대로 주식을 배정받기 때문에 공모가를 높게 써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기관의 허수 청약 방지를 위해 상장일 가격 제한폭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기관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하고 수요예측 기간을 2영업일에서 5영업일로 늘렸다. 그러나 실효성을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근본적 문제인 공모주 배정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허수 청약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