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계 1위의 '명품 제국'입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말이죠. 루이비통부터 겐조까지, 수십 개의 유명 명품을 거느린 LVMH가 올 상반기 장사도 잘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 중이거든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다던데, LVMH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인가 봅니다. 그럼 얼마나 실적이 좋은지 한번 살펴볼까요. 상반기(1~6월) LVMH의 매출은 422억4000만유로(약 60조원)입니다. 전년 동기(367억2900만유로) 대비 15.0%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115억7400만유로(약 16조원)를 기록했고요. LVMH는 "혼란스러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전반전을 치렀다"라며 "주류 사업을 제외한 모든 비즈니스가 고루 성장했다"고 강조했습니다.LVMH의 사업부문은 크게 △주류 △패션·가죽 △향수·화장품 △시계·주얼리 △전문점 등 5개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익히 아는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은 모두 패션·가죽 부문에 속하는 것이고요. 우선, 패션·가죽 사업부문의 매출은 211억6200만유로(약 30조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1%입니다. 영업이익은 85억6200만유로(약 12조원)로, 14% 늘었습니다. 전체 영업이익의 7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로에베, 로로피아나, 리모와, 마크제이콥스, 벨루티 등이 훌륭한 상반기를 보냈다"라며 "모든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 매출이 많이 발생한 곳은 전문점 사업부문입니다. 화장품 편집샵 '세포라', 면세점 'DFS'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전문점 사업부문은 83억5500만유로(약 11조8000억원)의 매출을 냈습니다. LVMH는 "세포라는 뷰티 리테일의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라며 "특히, 북미와 유럽, 중동에서 호실적을 냈다. DFS는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홍콩과 마카오 등으로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수익을 냈다. 프랑스에서는 아시아 관광객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고요. 뒤를 이어 △시계·주얼리 사업부문 54억2700만유로(약 7조7000억원) △향수·화장품 사업부문 40억2800만유로(약 5조7000억원) 등을 써냈습니다. 하이엔드급 주얼리 브랜드가 고루 성장했는데 특히 티파니앤코, 불가리, 태그호이어 등이 크게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아쉽게도 유일하게 역성장을 한 사업이 있습니다. 와인, 증류주 등을 판매하는 주류 사업부문입니다. 올 상반기 31억8100만유로(약 4조5000억원)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33억2700만유로) 대비 4% 감소한 것입니다. 영업이익은 10억4600만유로(약 1조4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고요.코냑을 주로 판매하는 '헤네시'라는 술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하는데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 어려운 미국의 경제 환경이 첫 번째 요인이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가 줄어 소매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커진 게 두 번째 요인이라고 합니다. 다만, 샴페인과 위스키, 보드카, 와인 등은 긍정적인 실적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LVMH는 하반기 장사도 자신 있다고 합니다. 제품의 '뛰어난 품질'과 '우수한 유통채널'에 의존해 브랜드 선호도를 더욱더 강화하겠다고 합니다. 불확실한 지정학적, 경제적 환경도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올해 연말까지 럭셔리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 영향력을 꾸준히 제고하겠다는 LVMH, 하반기에는 얼마나 실적을 더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프랑스 럭셔리 그룹 LVMH의 미국 시장 매출이 예상외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 재개) 이후 소비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중국에서 오히려 매출 회복세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LVMH는 25일(현지시간) “2분기 미국 시장 판매세가 소폭 후퇴함에 따라 올 상반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24%에 달했던 미국 시장 매출의 증가세가 대폭 꺾였다. LVMH는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티파니 등 75개에 이르는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4160억유로)으로 유럽 최대 기업이다.작년만 해도 유럽 명품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호재를 예상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금리 인상) 정책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미국 소비자들이 강달러를 토대로 명품 소비를 늘릴 것이란 기대가 잇따랐다. 하지만 Fed의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코로나19 당시 저축 규모가 고갈됨에 따라 미국발 사치품 수요가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LVMH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반등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소비 회복세가 미국 시장의 후퇴를 상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국경을 다시 개방하기로 하면서 명품 쇼핑을 위해 아시아 전역을 여행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 LVMH의 아시아 매출은 전년보다 24% 늘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아시아 지역 매출 증가율이 미미했던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다. 장 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에는 중국 시장의 성장 둔화 때문에 미국 매출이 그룹 성장세를 견인했다”며 “올해는 아시아 시장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발표된 LVMH의 상반기 매출은 422억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17% 늘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115억유로를 기록했다.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세계 최대 명품 제국이 있습니다. 루이비통, 로로피아나, 펜디, 셀린느, 디올, 로에베, 벨루티, 지방시, 겐조, 마크제이콥스…. 명품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본 브랜드. 이 모든 게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손에 있습니다. 1987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패션 회사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업계 1위가 됐죠.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인 LVMH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전 세계 백화점들은 LVMH 없이 장사를 못하고요, LVMH를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주가 흐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약 2000억달러(약 256조원) 수준입니다. 이제 LVMH는 명품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규모가 너무 커진 탓이죠. 구찌를 보유한 케링그룹, 피아제·델보를 가진 리치몬트그룹, 에르메스 등이 주요 명품 기업으로 꼽히지만 LVMH와 매출 격차는 큽니다. LVMH의 지난해 매출은 792억유로(약 112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케링그룹은 204억유로(약 29조원), 리치몬트그룹이 200억유로(약 28조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LVMH의 입지를 실감할 수 있죠. 116억유로(약 16조원)를 기록한 에르메스와는 비교도 어렵고요. 그래서 이제 '기업'으로 영향력을 더 키울 계획입니다. 24일(현지시간) LVMH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공식 후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전까지 테니스, 럭비, 농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후원을 해왔으나 올림픽 후원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LVMH는 "파리올림픽의 프리미엄 파트너가 됐다"라며 "우리의 전문성이 올림픽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명품업계의 세계적 리더인 LVMH는 2024년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을 위해 창의성과 장인 정신을 공유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우선, LVMH의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올림픽 메달 디자인에 참여하게 됩니다. 올림픽의 상징인 메달 디자인에 쇼메의 디자인 노하우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주류 사업부인 모에 헤네시는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다양한 환영 프로그램에 제품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룹의 핵심 브랜드인 루이비통, 디올, 벨루티도 올림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고요. 구체적인 후원 금액은 발표하지 않았으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외신에 따르면 LVMH의 계약 금액은 1억5000만유로(약 21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프랑스24방송은 LVMH의 후원에 따라 파리올림픽 주최 측이 자금 조달 목표인 12억4000만유로(약 1조7500만유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올림픽 파트너십을 맺는 주요 기업들의 후원 금액은 1억달러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LVMH아르노 회장은 "수준 높은 스포츠가 가지는 열정과 포용의 가치는 우리 회사에 엄청난 영감을 준다"라며 "LVMH는 이 특별한 행사에 우리의 노하우와 혁신을 기여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메달이 제일 궁금해지네요. 세계적인 명품 기업인 LVMH가 디자인한 메달은 기존 올림픽 메달과 얼마나 다를지 한번 기다려 보자고요.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