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1985년 창설
전세계 젊은이들, 신앙 속에서 하나가 되는 시간…'500만명 운집' 기록도
올해까지 14개국서 개최…아시아 개최는 1995년 필리핀 이어 두번째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 세계청년대회, 역사와 의미는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세계청년대회는 '젊은이의 교황'이라는 별명을 지닌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 때 시작됐다.

1979년에 열린 제34회 유엔 총회에서 1985년을 '국제 청소년의 해'로 정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발맞춰 가톨릭교회도 젊은이들에게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 4월 14일 '구원의 성년'을 마무리하는 미사에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을 바티칸으로 초대했다.

교황청은 6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5만명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운집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젊은이가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자 요한 바오로 2세는 큰 감명을 받았다.

젊은이들이 영성에 목말라 있다는 것과 그들이 교회의 초대에 응답한다는 것을 알게 된 요한 바오로 2세는 1985년 유엔 국제 청소년의 해를 맞아 또 한 번 젊은이들을 바티칸으로 초대했다.

이번에도 30만명의 젊은이가 도시 곳곳의 성당을 찾아 기도하고 교리 교육을 받은 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들었다.

이 두 번의 체험을 바탕으로 요한 바오로 2세는 결심했다.

그해 12월 20일 교서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를 발표하고 세계 젊은이의 날(World Youth Day)을 선포한 것이다.

그리고 이날을 기념하는 축제가 바로 세계청년대회다.

세계청년대회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의 가장 아름다운 발명품으로 꼽힌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반대로 "젊은이들이야말로 세계청년대회를 발명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 세계청년대회, 역사와 의미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을 통해 시작된 세계청년대회는 이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다양한 문화와 삶을 나누고 연대하는 국제적인 신앙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닷새 또는 엿새간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는 오전에는 출신국·언어별 교리교육이 이어지고 오후에는 주최 교구 및 여러 참여국이 준비한 가톨릭 문화 공연, 전시, 기도회, 음악 공연, 스포츠게임 및 레크리에이션, 성지 순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가자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십자가의 길이나 화해의 성사 등을 통해 참가자들은 대규모 공동 기도를 체험할 수 있다.

이 같은 체험을 통해 참가자들은 자신과 같은 신앙을 가진 친구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는 것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신앙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신앙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세계청년대회 마지막 날에는 교황과 함께하는 폐막 미사가 진행되고 미사 말미에 교황이 직접 다음 개최지를 발표한다.

관례에 따라 유치 경쟁에서 탈락한 도시나 상세한 심사 과정은 공개되지 않는다.

제1회 세계청년대회는 1986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렸으며, 이후 2∼3년마다 한 번씩 7월 하순 또는 8월 초에 도시를 바꿔가며 개최됐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지난 1일 개막해 6일 폐막한 올해 대회를 포함해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개최됐다.

유럽은 10회, 아메리카(북미, 중미, 남미)는 총 4회, 오세아니아와 아시아는 각각 1회 개최했다.

서울이 2027년 개최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1995년 필리핀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두 번째로 세계청년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교황과 함께하고 세계의 많은 젊은이와 교류할 수 있는 세계청년대회는 많은 인파가 모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5년 1월 15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루네타 공원에서 열린 폐막 미사에는 400만∼500만명에 달하는 신자들이 운집해 교황 참가 모임 최대 인파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당시 폐막 미사에 참석한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은 차량으로 지나갈 수 없도록 인파가 밀집하자 결국 헬리콥터로 바꿔 타야 했다.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 세계청년대회, 역사와 의미는
세계청년대회는 적게는 수십만명, 많게는 수백만 명이 단기간에 모이는 행사이기에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인프라를 갖춘 도시에서 개최된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열린 적이 없는 건 그런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세계청년대회는 국제적인 행사로서 국제 사회의 흐름을 주도해왔다.

1987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는 군사 정권이 무너진 지 불과 몇 년 뒤에 열려 독재에서 막 벗어난 아르헨티나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인 1991년 폴란드의 체스토초바에선 동유럽과 서유럽의 젊은이들이 만나 친교를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서 교황이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뜻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 세계청년대회, 역사와 의미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