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화이트삭스전서 라미레스와 앤더슨 주먹다짐
야구인가 권투인가…MLB 경기 중 난투극으로 6명 퇴장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중 복싱을 방불케 하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스타 플레이어 호세 라미레스(30)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내야수 팀 앤더슨(30)은 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3 MLB 경기 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서로를 향해 펀치를 날렸다.

상황은 6회말 클리블랜드 공격 때 벌어졌다.

라미레스는 0-5로 뒤진 1사 2루 공격 기회에서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쳤다.

그는 전력 질주로 내달린 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에 안착했다.

이때 라미레스는 2루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격수 앤더슨의 다리 사이로 슬라이딩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라미레스는 앤더슨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불만을 표했고, 앤더슨 역시 거친 말로 응수했다.

두 선수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말리던 심판을 뒤로 밀치고 두 팔로 얼굴을 방어하는 권투 자세를 취했다.

앤더슨이 먼저 오른팔로 라미레스의 얼굴에 펀치를 날렸다.

라미레스도 주먹질로 응수해 본격적으로 펀치를 교환했다.

양 팀 코치진과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쏟아져 나와 벤치 클리어링을 펼쳤고, 흥분한 몇몇 선수와 코치들은 상대 팀 구성원들과 몸싸움으로 붙었다.

벤치 클리어링은 한동안 계속되면서 경기는 약 15분 동안 지연됐다.

야구인가 권투인가…MLB 경기 중 난투극으로 6명 퇴장
심판은 두 선수와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클리블랜드의 마이크 사보 코치, 클리블랜드 불펜 투수 에마누엘 클라세도 퇴장 조처됐다.

부상 선수도 나왔다.

화이트삭스의 외야수 엘로이 히메네스는 달려오다 왼쪽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야구인가 권투인가…MLB 경기 중 난투극으로 6명 퇴장
경기 후 양 팀은 상대 팀에 책임이 있다고 서로 비난했다.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은 "정확히 두 선수가 왜 싸웠는지 모르지만, 앤더슨이 심판에게 (소속 팀 신인 선수인) 가브리엘 아리아스의 행동에 관해 적절하지 않은 대응을 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라미레스는 이 행동에 관해 앤더슨에게 항의했고, 말싸움과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라미레스는 "앤더슨이 싸우자고 했고, 난 스스로를 방어해야 했다"고 밝혔다.

앤더슨은 경기 후 취재진 질문에 입을 닫았다.

다만,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은 "많은 선수가 화가 났다"며 "MLB 사무국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 소재와 상관없이 양 팀 구성원들은 줄줄이 징계받을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매우 무질서한 상황이었다"라며 "MLB 사무국은 벤치 클리어링 당사자들에게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화이트삭스는 7-4로 승리해 5연패를 끊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