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전략 수정 불가피…"그나마 중단 안 된 게 다행"
'타지로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특수 기대했던 전북도 '씁쓸'
정부가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계속 진행하기로 하자 전북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잼버리가 이미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한 데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타지역에서 일정을 소화하기로 하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정부는 폭염을 고려해 새만금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그런 분들에 대해서는 교통을 포함해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국 대원들은 오는 12일까지 전국 관광명소 등으로 이동해 남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애초 전북 도내 14개 시·군에서 주로 활동할 예정이었던 대원들이 외부로 빠져나가게 되면서 전북 자치단체들은 잼버리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할 판이다.

당초 전북도가 이번 잼버리에 걸었던 기대가 크게 꺾이게 된 것이다.

성공 개최가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새만금 개발사업을 앞당겨 지역개발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폭염과 조직위원회의 안일한 현실 인식, 허술한 준비 등에 결국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도는 국내외 인플루언서, 파워블로거 등을 대상으로 테마별 팸투어를 진행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담긴 영상물을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극 홍보했고, 새만금 환경생태단지 등이 포함된 신규 여행코스를 개발했다.

또 가족 단위 여행객을 대상으로 잼버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미니잼버리와 문화예술, 스포츠 분야 기관 등을 활용한 방문객 유치를 계획하는 등 '관광 전북도'의 이미지를 구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원들이 도내를 비롯해 타지로 분산 배치되면서 이런 전략은 물거품 될 위기에 처했다.

'타지로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특수 기대했던 전북도 '씁쓸'
잼버리는 세계적인 대회인 만큼 유·무형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국가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가 막대하다.

4만3천여명의 참가자가 12일간 체류하면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접하고 왕성한 소비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전북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잼버리 대회 기간에만 방문객 9만여명의 소비로 도내에서 755억원의 생산 효과와 8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도는 지역 이미지와 브랜드 홍보로 관광산업 성장 효과가 발생하고 잼버리 종료 이후에는 잼버리 부지를 활용한 관광산업과 캠핑산업의 성장 효과를 기대했으나 소기의 목적 달성은 이미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 관계자는 6일 "전북도를 비롯해 14개 시·군이 역점을 두고 잼버리를 준비했는데 각종 변수로 인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라며 "그나마 대회 중단이 아닌 게 다행이긴 하지만 잼버리 특수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