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 초고위험군도 고용량 스타틴보다 에제티마이브 병용이 낫다"
동맥경화 초고위험군에게 중등도의 스타틴과 에제티마이브 병용 약제를 활용하는 게 고용량 스타틴만 활용하는 것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LDL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수치다.

김중선·이승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홍순준·차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동맥경화 초고위험군에게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 치료를 하는 게 고용량 스타틴 단독 치료를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 심장학(JAMA Cardiology, 인용지수=24.0)'에 실렸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고 식단이 서구화되면서 심근경색, 뇌경색 등 중증 질환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중증 혈관폐쇄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동맥경화 초고위험군 비율도 늘고 있다.

동맥경화 초고위험군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재발, 심인성 사망을 막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정 수준(55mg/dL 또는 70mg/dL 이하)으로 낮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간에서 LDL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스타틴 약물요법이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고용량의 스타틴을 계속 투여하면 근육 손상, 간 기능 저하, 혈당 상승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 장기 투약은 힘들다. 이번 연구는 앞서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한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다.

이들은 동맥경화 초고위험군 환자 1511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과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동맥경화 초고위험군은 이전에 심근경색을 경험한 적이 있는 환자나 말초동맥질환 동반 환자, 고혈압 등 12가지 질환을 보유한 환자로 정의했다.

두 치료법을 무작위 배정한 뒤 3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LDL 콜레스테롤 수치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57mg/dL, 단독요법군 65mg/dL로 병용요법군의 LDL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더 컸다. 임상 추적 기간 동안 심장마비, 심근경색, 뇌경색 등 합병증 발생률은 병용요법군 11.2%, 단독요법군 11.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약제 거부반응으로 투약을 중단한 비율은 병용요법군 4.6%, 단독요법군 7.7%로 병용요법군이 더 지속적으로 약을 투약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혈관폐쇄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초고위험군 동맥경화 환자에게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요법이 LDL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약물 중단,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초고위험군 동맥경화 환자를 대상으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