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입던 옷 어때서"…MZ들, '신상' 뜨면 이곳 먼저 뒤진다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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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패션 거리낌없는 MZ
신상도 '리세일'로 산다
신상도 '리세일'로 산다

◆'신상' 뜨면 중고 플랫폼서 먼저 검색
3일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고 패션 거래가 5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약 4600억원)보다 13%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성장세를 볼 때 올해 '거래액 1조원'은 거뜬하다는 전망이다. 패션 리세일 시장의 성장세는 '남이 입던 옷' 구매에 거리낌이 없는 MZ고객들이 주도하고 있다.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신상품을 한정 수량만 출시해 희소성을 높이는 '드롭 방식'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이 한정판 신상품들을 구하기 위해 중고 플랫폼을 뒤지는 이용자들이 많다.

클래식 브랜드 제품도 중고로 많이 찾는다. 폴로·타미힐피거·라코스테 등이 특히 자주 팔린다. 새 제품을 사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중고로 해당 브랜드를 찾는 MZ세대가 많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번개장터에서의 폴로 거래액은 89억원이다. 건수로는 15만건이 넘는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유니클로'보다 460% 이상 높은 수치다.
◆MZ세대 선점 위해 앞다퉈 투자
!["남이 입던 옷 어때서"…MZ들, '신상' 뜨면 이곳 먼저 뒤진다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01.34139457.1.jpg)
유통사들도 오래 전부터 중고 플랫폼에 눈독을 들여왔다. 지난해 1월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이후 SSG닷컴에 마련한 중고 명품관에 번개장터를 입점시키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더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1년 롯데쇼핑이 3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장수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의 지분 93.9%를 사모펀드와 공동 인수했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중고 플랫폼 투자에 나선 건 리세일이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을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중고의류업체 '스레드업'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62%가 쇼핑을 할 때 중고제품을 먼저 검색해본다고 응답했다. 리세일 시장 규모도 증가세다. 전세계 중고 패션 시장은 지난해 1770억 달러(약 229조원) 규모로 집계되는데, 2027년에는 3510억달러(약 459조원)로 2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고 패션이 가성비·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성향과 맞아떨어지는 만큼 시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MZ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한 만큼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을 선점해 일찍부터 접점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는 "Z세대를 필두로 최근에는 새 제품 10개를 살 때 2~3개는 중고로 사는 게 당연한 소비 패턴이 자리 잡힌 만큼 향후 4년 간 패션 중고 시장은 연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국내외 기업들 또한 이러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다양한 패션중고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