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물 수출통제 개시로 미중경쟁 새국면…관리·격화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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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세에 수동적 대응하던 中, 원자재 무기화로 공격수단 확보
임박한 미국의 대중국 투자제한 범위·강도 미중관계에 변수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희귀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1일 발효함에 따라 미중 전략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수출통제법, 대외무역법, 세관법 등 규정에 입각해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들에 대해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지난달 3일 밝혔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우려 표명 속에서도 철회하지 않고 예정대로 시행에 들어갔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중국이 전세계 생산량의 90% 안팎을 점유하고 있는 품목이다.
최근 수년간 과학기술 및 산업 분야 미중 전략경쟁은 큰 틀에서 미국의 공격과 중국의 방어 구도로 전개되어 왔는데 이번 수출 통제를 계기로 중국이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게 된 모양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화웨이를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에 제재와 불이익을 가하는 등 공세를 펴고, 중국이 그에 수동적으로 대응해온 것이 최근 수년간 미중 과학기술·산업 경쟁의 주된 양상이었다면 이제는 중국도 자신들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 원자재를 대미 공격 수단으로 확보한 셈이다.
이에 미국은 1일 업데이트한 에너지부의 '핵심 광물 평가 보고서'를 통해 갈륨을 포함한 핵심 광물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내부 대응 태세를 다졌다.
주목할 대목은 지난달 3일 갈륨 등에 대한 수출 통제 발표와 시행 사이에 미중 간에 벌어진 일들이다.
우선 미국은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국가안보와 관련된 핵심 영역으로 국한한다는 취지로 대중국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을 공식화했다.
미국은 지난달 6∼9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기간에 미중 간 디커플링은 '재앙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만 중국의 접근을 불허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디리스킹과 디커플링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견해와 함께, 미국의 경제 분야 대중국 견제가 미중 상호 의존성 인식에 입각한 '현실 감각'을 갖기 시작한 것일 수 있는 만큼 '지켜보자'는 인식이 병존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6월 18∼1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전환점'이 되면서 외교·경제·기후변화 등 다방면에 걸친 미중 당국 간 대화가 최근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양타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司) 사장(국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회동했다고 국무부가 1일 밝혔다.
이 기회에 미측은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을 대신해 재등판한 왕이 신임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
6월 초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방중이 블링컨 방중으로 이어졌던 만큼 이번 양타오 사장의 방미는 왕이 방미를 위한 준비 차원일 수 있어 보인다.
결국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의 미국 영공 진입 사건 이후 한동안 '대화 없는 갈등·경쟁' 국면을 거친 미중이 충돌 회피 및 상황 관리를 중시하는 '대화 있는 갈등·경쟁'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예고한 광물 수출 통제의 시행에 들어갔지만 중국이 그 '무기'를 미국을 상대로 실제 쓰는 데는 신중할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일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전면적 금지는 아니지만, 중국에 유사한 제한을 가해 핵심 이익을 침해한 국가의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첫 번째 집단이 될 것"이라며 국가별로 선별적으로 집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제 외교가는 미국의 대중국 후속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중순 이뤄질 것으로 보도된 미국의 대중국 투자제한 조치 시행을 둘러싼 미중 간의 상호 대응은 미중경쟁이 현재의 '관리 국면'을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치열한 갈등 국면으로 회귀할지를 예상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를 담은 행정 명령에 8월 중순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등과 관련된 특정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대중국 신규 투자를 금지하고,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에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미국 기업의 대(對)정부 보고를 의무화하는 것 등이 골자다.
블룸버그는 이 조치가 발표되면 실제 시행은 내년 1월부터일 것이라고 전했다.
관측통들은 미측 대중국 투자제한 조치의 시행 강도와 그에 대한 중국의 반발 정도 등이 미중관계의 향배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방중, 왕이 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이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임박한 미국의 대중국 투자제한 범위·강도 미중관계에 변수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희귀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1일 발효함에 따라 미중 전략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수출통제법, 대외무역법, 세관법 등 규정에 입각해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들에 대해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지난달 3일 밝혔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우려 표명 속에서도 철회하지 않고 예정대로 시행에 들어갔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중국이 전세계 생산량의 90% 안팎을 점유하고 있는 품목이다.
최근 수년간 과학기술 및 산업 분야 미중 전략경쟁은 큰 틀에서 미국의 공격과 중국의 방어 구도로 전개되어 왔는데 이번 수출 통제를 계기로 중국이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게 된 모양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화웨이를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에 제재와 불이익을 가하는 등 공세를 펴고, 중국이 그에 수동적으로 대응해온 것이 최근 수년간 미중 과학기술·산업 경쟁의 주된 양상이었다면 이제는 중국도 자신들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 원자재를 대미 공격 수단으로 확보한 셈이다.
이에 미국은 1일 업데이트한 에너지부의 '핵심 광물 평가 보고서'를 통해 갈륨을 포함한 핵심 광물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내부 대응 태세를 다졌다.
주목할 대목은 지난달 3일 갈륨 등에 대한 수출 통제 발표와 시행 사이에 미중 간에 벌어진 일들이다.
우선 미국은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국가안보와 관련된 핵심 영역으로 국한한다는 취지로 대중국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을 공식화했다.
미국은 지난달 6∼9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기간에 미중 간 디커플링은 '재앙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만 중국의 접근을 불허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디리스킹과 디커플링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견해와 함께, 미국의 경제 분야 대중국 견제가 미중 상호 의존성 인식에 입각한 '현실 감각'을 갖기 시작한 것일 수 있는 만큼 '지켜보자'는 인식이 병존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6월 18∼1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전환점'이 되면서 외교·경제·기후변화 등 다방면에 걸친 미중 당국 간 대화가 최근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양타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司) 사장(국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회동했다고 국무부가 1일 밝혔다.
이 기회에 미측은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을 대신해 재등판한 왕이 신임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
6월 초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방중이 블링컨 방중으로 이어졌던 만큼 이번 양타오 사장의 방미는 왕이 방미를 위한 준비 차원일 수 있어 보인다.
결국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의 미국 영공 진입 사건 이후 한동안 '대화 없는 갈등·경쟁' 국면을 거친 미중이 충돌 회피 및 상황 관리를 중시하는 '대화 있는 갈등·경쟁'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예고한 광물 수출 통제의 시행에 들어갔지만 중국이 그 '무기'를 미국을 상대로 실제 쓰는 데는 신중할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일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전면적 금지는 아니지만, 중국에 유사한 제한을 가해 핵심 이익을 침해한 국가의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첫 번째 집단이 될 것"이라며 국가별로 선별적으로 집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제 외교가는 미국의 대중국 후속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중순 이뤄질 것으로 보도된 미국의 대중국 투자제한 조치 시행을 둘러싼 미중 간의 상호 대응은 미중경쟁이 현재의 '관리 국면'을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치열한 갈등 국면으로 회귀할지를 예상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를 담은 행정 명령에 8월 중순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등과 관련된 특정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대중국 신규 투자를 금지하고,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에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미국 기업의 대(對)정부 보고를 의무화하는 것 등이 골자다.
블룸버그는 이 조치가 발표되면 실제 시행은 내년 1월부터일 것이라고 전했다.
관측통들은 미측 대중국 투자제한 조치의 시행 강도와 그에 대한 중국의 반발 정도 등이 미중관계의 향배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방중, 왕이 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이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