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발 의식한 듯…美 고위인사 만날지도 관심
라이칭더 지지율 조사 35.6%로 1위…여야 후보 공방전도 치열
대만 라이칭더, 파라과이 방문길에 美 뉴욕·샌프란시스코 경유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이달 중순 미국을 경유해 파라과이를 방문한다.

2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이칭더 부총통이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달 12일부터 6박7일 일정으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위다레이 외교부 상무차장(차관)은 이날 라이칭더 부총통이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12일 대만을 출발, 뉴욕 경유 일정을 소화한 뒤 14일 파라과이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 부총통은 이달 15일 산티아고 페냐 신임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 후 16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경유 일정을 소화한 뒤 18일 새벽에 대만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 차장은 이번 특사단이 린자룽 총통부 비서장, 황충옌 총통부 부비서장 등 관련 인사 등 50명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국 경유와 관련된 일정은 아직 계획중이라면서 적절한 시기에 외부에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 부총통이 미국 경유지로 미국 수도 워싱턴 DC가 아닌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미국과 대만과의 교류에 강하게 반대해 온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면서 미국 측의 부담도 덜어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라이 부총통이 미국 방문 기간 미국 고위인사를 만날지도 주목된다.

위 차장은 미 하원의원 6명이 지난 26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에게 미국을 방문할 라이 부총통과 만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된 질문에는 "미국 경유 일정에 대해 아직 계획 중으로 적절한 시기에 외부에 설명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번 특사단의 방문으로 대만과 파라과이의 동맹 심화와 협력 확장이라는 양대 핵심 목표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린위찬 총통부 대변인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총통 선거가 5개월여 앞두고 실시한 차기 총통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라이 후보는 35.6%로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대만 이티투데이는 지난달 28~30일 20세 이상 대만인 1천7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총통 선거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는 28.8%로 2위를 차지했고,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24.3%로 3위였다.

지난 5월 23~25일 20세 이상 대만인 1천223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서는 라이 후보 지지율은 0.8% 포인트 낮아져 큰 변화는 없었다.

반면 커원저 후보는 5.7% 포인트 상승하고 허우 후보는 3.4% 하락, 2~3위가 뒤바뀌었다.

라이 후보는 40대와 60대 이상, 민진당의 전통적인 텃밭 지역인 남부에서, 커 후보는 20~30대 연령층과 동부 지역 및 외곽 도서에서, 허우 후보는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과 북부 지역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티투데이는 궈타이밍 대만 폭스콘 창업자의 차기 대선 출마를 상정한 4자간 가상대결에서는 라이 후보(33.4%), 커 후보(21.6%), 허우 후보(21%), 궈 창업자(16.4%)의 순서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앞서 대만여론재단과 대만 정치전문 매체 RW뉴스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라이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대만 라이칭더, 파라과이 방문길에 美 뉴욕·샌프란시스코 경유
한편 총통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양안관계와 대만해협 정세를 놓고 벌이는 여야 후보간의 선거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라이 부총통은 전날 타이베이 시내 대형 서점에서 열린 신간발표회에 참석해 중국의 대만 탄압이 민진당 및 차이잉원 총통의 집권, 자신의 출마로 인한 것이 아닌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일이라며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의 원인은 대만이 아닌 중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달 31일 방일한 허우 국민당 총통 후보는 전날 현지 공영방송인 NHK와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당이 집권하게 되면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밝힌 '불독립·불통일·무력불사용''이 골자인 '3불(不) 원칙'에 따라 양안이 안정된 현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