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세계선수권에서 '최고' 바르심·'무패' 해리슨과 3파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19일 개막…우상혁, 현지 적응 훈련 위해 4일 출국

한국 육상 사상 첫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리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4일 유럽으로 떠나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선다.

2023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은 19일에 개막한다.

우상혁이 출전하는 남자 높이뛰기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20일 오후 5시 35분 예선, 23일 오전 2시 55분에 결선을 치른다.

약 2주 동안 진천선수촌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한 우상혁은 유럽으로 건너가 2주 동안 현지에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우상혁은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ｍ35를 넘어, 2ｍ37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건 김현섭(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 경보 3위)에 이어 두 번째다.

대구 대회에서 김현섭은 6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된 선수가 대거 나오면서 3위로 올라섰다.

우상혁은 2022년 유진 대회에서 한국 최고인 '2위'를 차지하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받았다.

여전히 우상혁은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우상혁이 부다페스트에서도 시상대에 오르면 한국 육상에도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경쟁자들도 서서히 기록을 끌어 올리고 있다.

우상혁은 1일 현재 2023 기록 순위 공동 6위(2ｍ33), 랭킹 포인트 4위(1천332점)를 달린다.

남자 높이뛰기 2023시즌의 전체 흐름을 살피면 '현역 최강' 바르심, 올 시즌 무패 행진을 벌이는 주본 해리슨(24·미국), 우상혁의 3파전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올해 우상혁보다 좋은 기록을 낸 선수 중 다닐 리센코(2ｍ35·러시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장마르코 탬베리(2ｍ34·이탈리아)는 종아리 부상 후 기복이 심하고, 토비아스 포이테는 7월 17일 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ｍ34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으나 이후 대회에서는 2ｍ20, 2ｍ24로 기록이 뚝 떨어졌다.

'진검승부'가 펼쳐질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꾸준히 기록을 유지하는 바르심, 해리슨, 우상혁이 우승을 놓고 다툴 가능성이 크다.

바르심은 2ｍ43의 역대 세계 2위 기록을 보유한 '현역 최고 점퍼'다.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2022년 유진 대회,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도 바르심은 2ｍ36의 시즌 최고 기록을 보유했다.

해리슨은 2023시즌에 가장 돋보이는 점퍼다.

그는 4월 2일 텍사스 대회(2ｍ33), 5월 6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2ｍ32), 6월 3일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2ｍ32), 6월 10일 미국 대표 선발전(2ｍ26), 7월 23일 런던 다이아몬드리그(2ｍ35) 등 올해 출전한 5경기에서 모두 우승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덕에 해리슨은 7월 18일 랭킹 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랭킹 포인트에서 '종전 1위'는 우상혁이었다.

우상혁은 경쟁자들의 도약을 반겼다.

그는 "바르심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해리슨은 올 시즌 내내 잘한다.

개인적으로 더 재밌어졌다"며 "내가 더 집중할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우승을 위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우상혁도 올해 치른 5번의 실외 경기 국제 대회에서 4번 시상대에 올랐다.

도하(2ｍ27)와 로마·피렌체(2ｍ30)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해리슨에 이어 2위를 했고, 세이코 골든 그랑프리(2ｍ29), 방콕 아시아선수권(2ｍ28)에서는 우승했다.

올해 개인 최고 기록은 2ｍ33이다.

강한 비와 컨디션 난조로 기록을 남기지 못한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를 제외하면, 우상혁은 모든 국제대회에서 '최종 2인'에 남아 우승 경쟁을 했다.

우상혁은 "비슷한 기록을 보유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경쟁적으로 기록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상혁은 바르심과 경쟁하며 실외 경기 개인 최다 타이인 2ｍ35를 넘었다.

우상혁은 지난달 17일 아시아선수권을 마치고 귀국하며 "바르심과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우승을 노리고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을 준비한다"며 "열심히 준비해서 팬들께서 기대하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팬들이 기대하는 '최고 성적'으로 금메달까지 수확한다면, 우상혁은 한국 육상 사상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