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인근 타간로그·아조프에 나란히 미사일 공격…러 "공중 요격"
부상자 20명…우크라 "러 방공망 때문에 폭발" 선긋기
러 항구도시로 대낮에 날아든 미사일…우크라, 흑해 맞불 공격?(종합)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도시가 연일 포화에 휩싸인 와중에 인근 러시아 항구 도시를 향해서도 28일(현지시간) 미사일이 날아들어 흑해 주변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스푸트니크,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서남부 항구도시 타간로그를 향해 미사일이 날아들었다가 요격돼 20명이 파편에 맞아 다쳤다고 러시아 당국이 밝혔다.

타간로그 상공에서 격추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가 쏜 것이라면 개전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가 본국에서 러시아 영토를 향해 미사일을 날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실리 골루베프 로스토프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로스토프주 타간로그 도심에서 미사일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으나 사망자는 없다"고 말했다.

골루베프 주지사는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15명이 다쳤으며, 시내 미술관의 벽과 지붕, 카페, 주거용 건물, 차고 등이 손상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S-200 대공미사일을 공격용으로 변형해 타간로그 주거지역에 대해 테러 공격을 벌였다"며 "이 미사일은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공중에서 요격됐고 잔해들이 시내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격은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인 오데사를 포함해 흑해 도시가 연일 포화에 휩싸인 가운데 인근 러시아 항구 도시를 향해서도 공격이 시도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흑해 인근 곡물 수송 시설 등에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날 타간로그 외에 다른 러시아 영토에도 미사일이 날아가 격추됐다.

국방부는 추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2차 테러를 감행했다"며 "해당 미사일은 로스토프주의 아조프 지역 인근에서 방공망에 요격됐고 잔해는 공터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러 항구도시로 대낮에 날아든 미사일…우크라, 흑해 맞불 공격?(종합)
러시아 서남부 로스토프주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주와 국경을 접한 지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후방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타간로그와 아조프는 로스토프주의 주도로서 지역의 핵심 군시설이 있는 로스토프나노두와 멀지 않은 도시들이다.

이 중 타간로그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40㎞ 정도 떨어진 항구도시다.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도시들에서는 에너지 시설이나 무기고를 겨냥한 포격이나 드론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 본토를 향해 미사일이 날아온 첫 사례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 통신 또한 우크라 접경 러시아 역내로 드론이나 포탄이 아닌 미사일이 날아든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날 공격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 책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길 꺼리고 있으며, 이번 공격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발의 원인이 러시아 방공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바로 보복을 다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공격에 맞서 러시아가 엄중한 보복 조처를 할 권리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범죄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면서 "국제 사회에 우크라이나가 테러리스트 수법을 쓴 것을 규탄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이날 러시아 중부 사마라에 있는 정유공장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타스 통신은 사건 직후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지역 의원 알렉산드르 킨슈타인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공장에서 폭탄에 의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행히 심각한 피해나 사상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