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과정서 "행사 자체가 메시지" 강조
유해 봉환식서 '침묵'한 尹대통령 "메시지 별도로 내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별도로 자신의 메시지를 내지 말라고 사전 지시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8시 19분께 전사자 유해를 실은 공군 특별수송기 시그너스(KC-330)가 서울공항 착륙 후 완전히 멈춰 선 시각에 맞춰 도착했다.

곧이어 유가족과 함께 수송기 앞에 도열한 채 전사자들을 맞았다.

이후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19세 나이로 전사한 고(故) 최임락 일병 유가족 대표의 편지 낭독, 참전기장 수여, 묵념, 유해 봉송 등 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윤 대통령은 줄곧 침묵을 지켰다.

통상 대통령 행사에서 각종 메시지를 공개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해 봉환이라는 행사 자체가 메시지이니 대통령 메시지를 추가로 덧붙이는 건 맞지 않는다는 게 윤 대통령 지시였다"며 이에 따라 참모진은 별도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위해 정중하게 최대한 예를 갖추는 모습만으로 충분하며 그것이 본질이라는 취지의 주문"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이 한국전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를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치러진 국군 유해 인수 행사 중에서 예포 발사, 대통령 주관, 참전기장 수여 등의 형식을 모두 갖춰 치러진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너 달 전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해 왔다"며 "한미 관계가 좋은 만큼 미국 측과 협조도 원활히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최 일병의 막냇동생 최용(79) 씨는 윤 대통령과 사전 환담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며 "큰형님(故 최상락 하사)과 작은 형님(최임락 일병)이 그때 1년 사이에 하늘나라로 갔다.

8남매 중 막내인 저만 지금 남았는데 오늘 형님들을 맞이하려고 남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