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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찾은 우크라이나 오케스트라…"전쟁 참상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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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부터 이탈리아서 활동…"키이우 하루에도 10번씩 공습경보"
    평창대관령음악제 참가차 내한…"전 세계가 하나로 연대하길"
    평창 찾은 우크라이나 오케스트라…"전쟁 참상 알리고 싶어"
    "우리의 연주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목소리를 내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사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죠"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체임버 오케스트라 '키이우 비르투오지'가 지난 26일 개막한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찾았다.

    개막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콘서트홀에서 리허설을 막 끝낸 키이우 비르투오지의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 드미트리 야블론스키와 악장 타라스 야로퍼드, 첼로 부수석 유리 포고레스트스키를 만났다.

    키이우 비르투오지는 2016년 첼리스트인 야블론스키가 창단한 악단으로 창립 이후 짧은 시간 안에 유럽 관객들에게 주목받으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고국이 전쟁의 포화에 휩싸이면서 지난해 5월부터 이탈리아 로마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 키에티에 머물고 있다.

    야블론스키는 "문화부와 대통령실의 도움을 받아 우크라이나를 벗어났다.

    이를 '도피'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우크라이나의 참상과 비극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벗어나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이틀이나 삼일, 일주일이면 (전쟁이) 끝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전쟁은 500일 넘도록 이어지고 있고,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며 "키에티 마루치노 극장의 상주 작곡가 알렉세이 쇼어의 도움으로 이곳에 머물며 음악 활동을 하고 있지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원들의 가족들은 아직 우크라이나에 있고, 전쟁에 참전하는 가족이나 친척들을 둔 단원들도 있다"며 "이번 평창대관령음악제에도 단원 2명이 전쟁과 관련된 가족 이슈로 오지 못했다"고 씁쓸해했다.

    평창 찾은 우크라이나 오케스트라…"전쟁 참상 알리고 싶어"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도 종종 전해 듣는다고 했다.

    악장 야로퍼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여전히 연주회가 열리지만, 횟수가 많지는 않다고 들었다"며 "하루에도 8∼10번씩 공습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경보가 울리면 연주회가 중단되고 지하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강릉에서 열린 세계합창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보그닉 합창단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연습 중 포탄이 떨어지고 공습경보가 울리면 대피소로 피신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이런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음악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야블론스키는 이런 때일수록 사람들에게 음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음악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예술은 한 시간 정도 우리에게 현실을 잊게 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현실은 전쟁일 수도 있고, 육아일 수도 있고 다양하다"며 "콘서트홀에서의 라이브 연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차원에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아주 필요한 양분"이라고 말했다.

    키이우 비르투오지만 보더라도 음악은 갈등과 분열이 극화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을 연대하게 만든다.

    키이우 비르투오지를 이끄는 야블론스키는 공교롭게도 러시아에서 태어난 러시아인이다.

    하지만 야블론스키와 단원들은 국적은 이들의 음악에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야블론스키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국적이 문제 된 적은 전혀 없다.

    게다가 러시아를 떠난 지 50년이 됐다.

    국적이 문제가 안 되는 것은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전쟁 같은 일들이 민감한 상황을 만드는 것 같다.

    코로나 때 미국 길거리에서는 중국인이 구타당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도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다만, 정치가 우리를 싸우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첼로 부수석 포고레스트스키도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하나로 연대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모두 하나가 돼야만 우크라이나에 참된 자유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에는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이우 비르투오지는 연주는 27일과 29일 콘서트홀에서, 28일과 30일 찾아가는 음악회에서 만날 수 있다.

    연주곡 가운데 바루크 벌리너가 작곡한 '야곱의 꿈'은 아시아 초연이다.

    평창 찾은 우크라이나 오케스트라…"전쟁 참상 알리고 싶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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