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방해 제지 수단 없었던 탓인 듯…교육부 "교권보호 대책 마련"
교사 39% "수업방해 학생 탓 시간 허비"…OECD 평균보다 10%p ↑
한국 교사 10명 중 4명꼴로 수업 방해 학생 때문에 많은 시간을 뺏긴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27일 OECD에 따르면 2018년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결과 국내 교사 38.5%가 수업 방해 학생 때문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고 답했다.

2008년 시작한 TALIS는 OECD가 주도해 5년 주기로 시행되는 조사로, 2018년 기준 OECD 회원국 등 48개국이 조사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초·중학교 교사, 교장 등 6천533명이 조사에 응했다.

수업 방해 학생 때문에 많은 시간을 뺏긴다고 응답한 교사 비율은 조사 대상 48개국 가운데 11위를 차지했다.

가장 높은 브라질(50.1%)보다는 11.6%포인트 낮았지만, OECD 평균(28.7%)보다 9.8%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국 평균(27.8%)보다는 10.7%포인트 높았다.

이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로 7.1%에 그쳤다.

그다음은 8.1%를 기록한 일본이었다.

직전 조사 때인 2013년에는 수업 방해 학생 때문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는 한국 교사 비율이 34.9%였다.

5년 사이 3.6%포인트 상승했다.

주요국 가운데 일본(9.3%→8.1%), 싱가포르(37.8%→32.9%), 호주(31.5%→29.0%), 영국(28.0%→27.4%) 등이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수업 방해 학생 때문에 교사들이 시간을 많이 뺏긴다고 인식한 것은 그동안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명시한 것은 올해 3월이었다.

아동학대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이 강화하고 학생 인권만 지나치게 강조해오면서 교사가 수업 방해 학생을 제지할 만한 수단을 갖지 못했던 이유도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교사 39% "수업방해 학생 탓 시간 허비"…OECD 평균보다 10%p ↑
다른 항목에서도 한국 교사들이 인식하는 수업 분위기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난다.

수업 시작 후 학생들이 조용해질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응답한 교사 비율은 2013년 조사 당시 30.5%에서 2018년 37.3%로 높아졌다.

5년 사이 6.8%포인트 상승했다.

학급이 매우 시끄럽다는 응답 비율도 25.2%에서 30.1%로 4.9%포인트 확대됐다.

이후 새로운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수업 분위기가 악화하는 추세였고, 그동안 이를 뒤엎을 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었다는 점에 비춰 상황은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는 최근 서울 서초구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수업 방해를 포함한 교권 침해 대책을 다음 달 중으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현장 교원 간담회에서 "학생 생활지도 고시 등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또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