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침수·붕괴 신고 300 여건…25일까지 비 이어져
호남 장맛비 '시간당 67㎜' 광주·전남 비 피해 집중
24일 주로 호남지역에 좁고 강한 장마전선이 형성되면서 시간당 최대 67㎜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광주·전남지역에 비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 22일 이후 누적강수량이 광주전남은 200~300㎜에 이르고 전북도 200㎜ 안팎의 폭우가 내려 도심·농경지 침수와 주택 붕괴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호우 특보는 대부분 해제됐지만, 오후 들어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예보되면서 전남동부남해안·경남권·제주도중산간과 산지 등에 호우특보가 다시 발효되는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 호남지역에 집중된 집중호우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남(고흥·여수·광양), 경북(청도), 경남(양산·창원·김해·밀양·의령·함안·창녕·진주·하동·통영·사천·거제·고성·남해), 제주(제주도산지·제주도북부중산간·제주도남부중산간), 부산, 울산 등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광주·전남에 발효된 호우특보는 현재 대부분 해제됐지만, 전날 밤부터 이날 낮까지 호남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다.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누적강수량은 전남권 신안(안좌) 383.5㎜, 무안(운남) 373㎜, 함평 272㎜, 목포 236.2㎜ 등이다.

전북에도 부안(위도) 189.5㎜, 정읍(내장산) 185.5㎜, 고창 163.1㎜, 군산(어청도) 151㎜ 등 호우가 쏟아졌다.

그 밖에 제주 삼각봉 225㎜, 충남 태안 192㎜, 수도권 옹진 137.5㎜, 경남 하동 122㎜, 강원 춘천 72㎜, 경북 고령 60.5㎜, 충북 청주 41㎜ 등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이어졌다.

특히 전남지역에는 이날 오전 1시간당 최대 강수량이 함평 67㎜, 신안 64.5㎜, 무안 63㎜, 광주(광산) 56㎜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오는 25일까지 이어져 호우특보 발효 지역에서는 시간당 10~30mm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 장맛비 '시간당 67㎜' 광주·전남 비 피해 집중
◇ 무허가 주택 무너지고 강물 수위 상승…광주서 38건 피해 신고 접수
광주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 전날 오후부터 이날까지 총 38건(도로 침수 19건·주택 침수 6건·토사 낙석 4건·배수 지원 1건·기타 8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송산유원지 인근에서는 토사가 유출됐고, 하남 6번 도로·광산구 수완지구 일대가 침수돼 차량 2대와 탑승자, 주민 2명 등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날 오전에는 충장로 빈 노후 상가가, 전날에는 남구 방림동의 한 불법 건축물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불법건축물은 토지 대장부에 등재되지 않았는데,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인근 경로당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건축물에 거주하는 70대 중국 국적 외국인을 대피 조치했다.

황룡강 장록교 인근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주변 신덕·장록·상완 마을 등 81가구 123명이 광주광산구청 등으로 사전 대피했다.

광주천 수위도 상승해 양동복개상가 하부 등 둔치 주차장 11곳, 장록교와 풍영정천 1·2교 등 교량 3곳, 신덕·송정 등 지하차도 2곳, 광암교·광천1교·광천2교·극락교·광신대교·서창교·평동교·첨단대교 하부 도로 12곳, 광주천 산책로 전 구간, 무등산 국립공원 탐방로 2개 노선 등이 통제됐다.

비상 3단계를 발령한 광주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전 직원 비상근무를 소집했고, 산사태 취약지역·급경사지·빗물받이 등 예찰 활동을 강화했다.

호남 장맛비 '시간당 67㎜' 광주·전남 비 피해 집중
◇ 농경지 1천290㏊ 잠겨…전남 피해 신고 252건
전남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252건(인명구조 3건·안전조치 233건·배수 16건)의 호우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9시 57분께 영광군 한 주택이 불어난 빗물에 잠겨 소방 당국이 고립된 주민 3명을 구조했다.

목포 관문으로 불린 석현삼거리 일대는 왕복 8차로 도로가 어른 발목부터 허벅지 높이까지 흙탕물에 잠기면서 주유소, 금융기관, 카페 등 상점 10여 곳이 이날 문을 닫았다.

나주에서는 한 중학교 뒤편에 있던 토사가 행정실 내부로 유입됐으나 방학 기간으로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목포시 산정동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다세대 주차장과 목포 농수산도매시장도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무안에서는 마동선착장에 계류 중이던 선박 7척이 침수·전복해 해경이 긴급 안전조치를 했다.

영암군 삼호읍 아파트 상가 10개 동이 침수돼 응급 복구 중이고, 삼호읍 옛 버스터미널 인근에서는 자정께 도로 침수로 차량 5대가 고립됐다가 이동 조처됐다.

밤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농경지 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함평·신안·영광·장성·영암 등 5개 군의 농경지 1천299㏊가 물에 잠겼고, 이 가운데 벼 1272㏊, 콩 20㏊, 대파 7㏊ 등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침수·산사태·붕괴 위험 등으로 전남 8개 시군의 247명이 사전 대피했다가 145명이 자택으로 귀가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기준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집중호우로 인명피해는 사망 47명, 실종 3명, 부상 35명 등으로 집계됐다.

사유시설은 3천285건 침수·파손 피해가 발생했고, 공공시설은 7천638건 피해가 발생했다.

농경지 3만5천여ha, 비닐하우스 38ha, 축사 12ha·87만마리 등도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봤다.

호남 장맛비 '시간당 67㎜' 광주·전남 비 피해 집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