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교사에게 전하는 추모 메시지. /사진=김세린 기자
숨진 교사에게 전하는 추모 메시지. /사진=김세린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새내기 교사가 극단 선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육 당국이 24일부터 나흘간 공동 진상조사에 착수한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서울시교육청, 강남서초교육지원청과 함께 5명 내외의 합동조사단을 꾸려 오는 27일까지 서이초 교사가 숨진 것과 관련된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추모 메시지와 근조 화환이 빼곡하게 마련된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추모 메시지와 근조 화환이 빼곡하게 마련된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우선 합동조사단은 서이초를 방문해 교장, 교감, 동료 교원을 면담을 진행한다. 또한 해당 교사의 업무분장, 해당 학급의 담임 교체 현황, 학교폭력 관련 사안 처리 현황,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현황,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근무상황, 문서 수·발신 현황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였던 A씨(24)는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해당 교사가 과도한 학부모 민원으로부터 힘들어했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숨진 교사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긴 대기줄을 서있는 시민들. /사진=김세린 기자
숨진 교사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긴 대기줄을 서있는 시민들. /사진=김세린 기자
현재 숨진 교사를 애도하는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말이었던 지난 23일에도 궂은 비를 뚫고 검은색 옷차림으로 서이초를 방문한 시민들과 교사들로 북적였다.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방문한 초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 고모 씨(24)는 "모교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해 꼭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이대도 비슷해서 마음이 더 아팠고, 하늘에서는 부디 자유롭게 편히 쉬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교내에 마련된 추모 공간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학 중 돌봄 교실 등 아이들이 학교에 방문하는 활동이 예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날 서이초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방학했지만) 돌봄교실을 다니는 애들이 300명이 넘고, 당장 내일부터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길 따로, 추모 공간 따로 이렇게 분리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사진=김세린 기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사진=김세린 기자
한편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시민과 전현직 교사 등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만난 경기 부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 김모 씨(45)는 "후배의 가슴 아픈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며 "학부모 갑질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하루빨리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