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동남아 진출에 적합한 해외진출 모델"
"은행·비은행 금융사, 해외 대형사 지분 공동인수 검토해야"
국내 금융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은행과 비은행 금융사가 협력해 현지 대형 금융회사 지분을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국내 금융회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 재편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기준)의 해외점포는 지난 3월 말 417개로, 2011년 338개보다 23.4% 늘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 성장에도 국내 금융회사 해외 진출에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 간 경쟁 심화, 은행 위주의 진출, 비은행 금융회사의 상대적 부진, 현지화·대형화 미흡에 따른 현지 영향력 확보 어려움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은행·비은행 금융사, 해외 대형사 지분 공동인수 검토해야"
박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국내 금융회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기존 문제점을 보완하고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과 같이 특정 금융회사가 독자적으로 진출하는 방식보다는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가 협력해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시장지배력이 있는 현지 대형 금융회사 지분을 공동 인수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인수금융 노하우가 있는 국내 증권사가 현지 대형회사의 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역외에 설립하고, 국내 다른 증권사를 포함한 비은행 금융회사와 은행이 해당 펀드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사업모델은 동남아 지역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동남아 지역은 대형은행이 비은행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 동남아 지역 진출에 관심이 있는 국내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는 펀드에 참여하려는 유인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동남아 지역은 외국인과 금융회사 지분취득 한도규제 등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규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현지 금융당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국내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