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지역구 보궐선거서 야당 노동당·자유민주당 한곳씩 승리
"수낵 총리, 조만간 총선용 개각 단행 예정"
영국 집권 보수당, '총선 전초전'서 존슨 전 총리 지역구만 지켜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20일(현지시간) 3개 지역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지역구만 간신히 지켰다.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의 전초전이자 수낵 총리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을 가늠할 시험대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차기 총선의 풍향계가 될 수 있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은 2개 의석을 잃었다.

노동당은 보수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주의 셀비와 아인스티에서 보수당(1만2천295표)보다 4천표 이상 많은 1만6천456표를 얻었다.

로이터 통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당이 보궐선거에서 거둔 "가장 큰 승리"라고 전했다.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보수당의 또 다른 텃밭인 잉글랜드 남서부의 서머턴과 프롬에서 보수당(1만790표)의 두 배에 가까운 2만1천187표를 얻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보수당은 '파티게이트'에 휩싸인 존슨 전 총리의 의원직 사퇴로 치러진 억스브리지와 사우스 루이슬립에서 1만3천965표를 획득해 노동당(1만3천470표)을 약 500표의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2010년 집권한 보수당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14년 만에 정권을 잃을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서머턴과 프롬에서 대패한 것은 보수당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 퀸메리대의 팀 베일 정치학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혼란을 촉발한 전임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정책이 경제 운영 능력에 대한 "보수당의 명성을 크게 훼손했고 이를 회복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수낵 총리가 조만간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NYT는 다만 보수당이 2곳에서 졌지만, 런던 북서쪽에 위치한 존슨 전 총리의 지역구를 지킨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해당 지역구가 정권 교체를 노리는 노동당으로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승부처였다며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도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밀리고 있는 보수당이 존슨 전 총리의 지역구를 지킨 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NYT는 노동당이 이곳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것은 같은 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의 '저배출구역' 확대 계획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칸 시장은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노후 공해 차량에 요금을 부과하는 저배출구역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