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퇴직연금(DB·DC·개인형IRP) 적립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345조8천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31조7천240억원)보다 14조900억원(4.25%) 증가했다.
업권별로 성적표는 엇갈렸다.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이 51.9%로 가장 큰 은행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적립금이 179조3천882억원으로, 6개월 새 8조5천627억원(5.01%) 늘었다.
은행 퇴직연금사업자 12곳 중 적립금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36조7천475억원)이다.
이어 KB국민은행(33조6천491억원), 하나은행(29조4천897억원), IBK기업은행(22조9천590억원), 우리은행(21조3천34억원) 순으로 적립금이 많았다.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증권이다. 증권 퇴직연금사업자 14곳의 6월 말 기준 적립금은 79조1천534억원으로, 지난해 말(73조8천467억원)보다 5조3천67억원(7.19%) 증가했다.
증권 퇴직연금 사업자 중에는 미래에셋증권(21조7천560억원)의 적립금이 가장 많았고, 현대차증권(15조9천210억원), 한국투자증권(11조5천602억원), 삼성증권(10조6천313억원)이 뒤를 이었다.
보험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생명보험사 11곳의 6월 말 기준 적립금은 73조1천186억원으로 지난해 말(72조6천286억원)보다 4천900억원(0.6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손해보험사 6곳의 경우 적립금이 지난해 말 14조4천232억원에서 6월 말 14조1천538억원으로 6개월 새 2천694억원(1.87%) 줄었다.
생보사 중에는 삼성생명(44조9천812억원), 교보생명(10조9천847억원)의 적립금이 많았고 손보사 중에는 삼성화재(5조8천29억원)의 적립금이 많았다.
수익률은 전 업권에서 원리금 보장형은 대체로 평균 2∼3%대, 원리금 비보장형은 5∼6%대를 나타냈다.
업권별로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보험업권 적립금 증가율이 지지부진한 것을 두고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유동성 확보 경쟁에서 비사업자들이 높은 금리를 써내는 탓에 적립금을 많이 뺏겼고, K-ICS 도입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K-ICS가 도입되면서 퇴직연금 계약을 맺는 순간 보험계약마진이 아닌 투자계약 부채가 늘어나게 됐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퇴직연금을 늘릴 유인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