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前보좌관 구속적부심…'증거인멸 우려' 두고 공방

건강 문제도 호소…내일까지 결과 나올듯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53)씨의 구속이 합당한지를 두고 20일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임재훈 김수경 김형작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11시 34분까지 약 30분 동안 박씨의 구속적부심을 진행했다.

박씨는 구속 기한 만료를 사흘 앞둔 전날 자신의 구속 여부를 다시 판단해달라며 법원에 적부심을 청구했다.

박씨의 변호인인 박상진(52·사법연수원 29기) 중앙N남부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했기 때문에 더 이상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며 "법리적으로도 박씨가 윤관석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 죄가 되지는 의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건강 문제를 언급하며 "불구속 상태로 수사·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취지로 호소했다고 한다.

반면 검찰은 "박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조직적 증거인멸을 지시한 핵심 인물"이라며 여전히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씨가 당시 경선캠프의 자금 흐름을 잘 알고 있는 핵심 인물인 만큼 추가 수사가 남아있는 현 상황에서는 구속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5천만원을 받고 총 6천750만원을 살포한 혐의(정당법 위반 등) 등으로 박씨를 3일 구속해 수사해 왔다.

박씨의 석방 여부는 늦어도 21일 오전까지는 가려질 전망이다.

박씨가 석방될 경우 그를 구속기소 한 뒤 현역 국회의원 수사를 본격화하려던 검찰 수사 속도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적부심이 기각된다면 검찰은 이르면 내일 박씨를 구속기소하고, 송 전 대표와 최대 20명에 이르는 돈봉투 수수 의원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연합뉴스